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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ING생명 인수 초읽기... 금융권 지각 변동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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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ING생명 인수 초읽기... 금융권 지각 변동 온다

입력
2018.08.14 16:04
수정
2018.08.14 19:5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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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의 ING생명 인수합병(M&A)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인수가 성사되면 신한금융지주는 업계 5위의 생명보험사를 보유함으로써 KB금융에 내줬던 ‘리딩금융그룹’의 자리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지각 변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4일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ING생명 지분(59.15%)에 대한 인수 협상을 진행중이냐는 질문에 “둘 다 상장업체여서 구체적 얘기를 할 수 없음을 이해해달라”며 “디테일(세부 사안)에 따라 변수들이 있긴 하지만 (인수라는) 방향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협상을 시작하고) 9개월이 지났는데, 지나온 시간보다는 남은 시간이 짧을 것”이라며 협상이 마무리 단계임을 시사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도 이날 “큰 틀에서 (신한금융과 협상 타결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4일 "디테일에 따라서 변수들이 있지만 (ING생명 인수라는)방향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4일 "디테일에 따라서 변수들이 있지만 (ING생명 인수라는)방향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한금융과 MBK파트너스의 M&A 협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한금융은 비은행권 보강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4월 MBK파트너스와 본격 협상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가격 문제로 타결까지 가진 못했다. 최근 협상이 다시 본격화한 것은 ING생명의 상표권 사용 기간 만료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부담 등에 MBK파트너스가 매매 가격을 조정하는 등 태도를 바꾼 게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조지아 생명보험 한국지사로 설립된 ING생명은 99년 사명을 바꿨고 2013년 ING그룹에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최대주주가 바뀐 뒤에도 사명을 유지했다. 그러나 네덜란드 ING그룹과 맺은 상표권 계약이 올해 말 만료됨에 따라 사명 변경을 추진해 왔다. 간판이 바뀔 경우 기업 가치와 인지도는 아무래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MBK파트너스 입장에선 ING생명의 사명이 바뀌기 전 매각하는 게 그나마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길이다. 업계에선 인수가격이 지난해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2조5,000억원보다는 낮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 인수가 이뤄지면 생명보험업계뿐 아니라 금융권 전반의 재편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우선 자산규모 31조원인 ING생명이 신한생명(자산 29조원)과 합쳐질 경우 총 자산이 60조원으로 껑충 뛰며 업계 5위로 발돋움하게 된다. 4위인 NH농협생명(63조원)과 격차도 크지 않다. 나아가 신한금융은 ‘리딩뱅크’ 자리까지 탈환할 수 있다. 지난해 ING생명의 순이익이 3,4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순이익 격차(1,200억원)를 충분히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 한국일보]생명 보험사 자산 순위_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생명 보험사 자산 순위_김경진기자

이미 한 차례 협상이 결렬된 만큼 계약서에 최종 서명을 할 때까지 불확실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한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 이상일 때 M&A를 추진한다는 내부 방침을 분명히 한 만큼 무리한 인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도 지난 2013년 인수 금액(1조8,400억원)의 90% 이상을 이미 배당과 기업공개 등을 통해 회수한 터여서 급할 게 없다. 생명보험 분야가 취약한 KB금융지주가 막판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가격 문제만 확정되면 공시부터 한 뒤 이사회에 안건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사자인 ING생명은 이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ING생명 관계자는 “실무적으로 확정된 사안이 없기 때문에 업무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하는 작업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탄탄한 두 회사인 ING생명과 신한생명의 결합으로 단기적으로는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그러나 고령화에 따라 보험업 전반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ING생명 인수가 신한금융 전체에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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