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자기간섭제거기술 개발 성공
송수신 중첩 신호에서 수신 신호만 추출… 더 많은 채널 확보 가능
국내 연구진이 인공위성에 송수신하는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주파수 사용효율을 최대 2배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위성통신 주파수 자기간섭제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ETRI는 지난달 말 위성방송 국제 표준 기반 소형 단말 모뎀장비 및 Ka대역(주로 위성통신 분야에 사용되는 20G~30GHz 대역의 주파수) 천리안 위성을 이용, 중심국 간섭제거 시험을 통해 송수신 주파수를 공유하는 위성통신 주파수 중첩 전송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기존 위성통신의 경우 신호를 보내는 중심 기지국에서 신호를 보낼 때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스펙트럼)과 신호를 받는 단말이 중심국으로 재송신할 때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스펙트럼)이 다르다.
중심국에서 순방향으로 송신하는 신호가 단말에서 역방향으로 송신하는 신호보다 강하기 때문에 같은 주파수 대역(스펙트럼)을 사용하면 주파수가 겹쳐 단말의 신호가 마치 노이즈처럼 인식되기 때문이다.
ETRI 연구진은 중심국과 단말이 같은 주파수를 이용해 신호가 중첩되더라도 단말의 신호를 추출할 수 있는 ‘자기간섭제거기술’을 개발했다. 중심국이 수신한 중첩된 신호는 기존에 중심국이 순방향으로 송신했던 신호와 단말이 역방향으로 송신한 신호가 섞여있다. 현재 중심국 간섭제거 기술은 세계적 수준의 위성 기술 기업들만 보유한 첨단기술로, 국내 위성장비 제조업체는 자체 기술이 없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 이상의 자기 간섭제거율과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돼 주파수 중첩에 의한 간섭신호로부터 원하는 신호를 안정적으로 검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상ㆍ하향 링크 주파수를 다르게 사용하는 기존 위성통신시스템 대비 2배의 추가 채널 할당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위성통신 중계기 사용 비용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추가 채널을 확보해 다량의 데이터와 고품질의 데이터를 한정된 주파수를 사용해 송수신할 수 있게 된다.
ETRI는 “외산 장비 의존도가 높은 국내 위성장비 제조업체 시장에서 자체 기술력을 통해 위성통신 시스템의 주파수 사용 효율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기술 확보와 관련장비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향후 ETRI는 군 통신 및 위성통신 장비 제조업체 등에 추가 기술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며 올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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