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에 무심한 남편이 고민이라는 아내가 출연했다.
13일 오후 방송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자녀가 셋이지만,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남편이 고민이라는 사연이 등장했다.
스튜디오에 나온 아내는 “남편이 겸상을 안 한다. 라면 하나를 먹어도 내가 다 먹으면 그때 자기 라면을 끓여먹는다”며 “내 생일 때 축하한다는 말을 단 한 번도 안 했다. 둘째 낳고부터 그런 것 같다. 스킨십도 전혀 없고 손길도 안 닿는다”고 말했다. 이어 “애가 셋이라 금슬이 좋은 줄 알지만 둘째, 셋째 다 술 먹고 한 방에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후 등장한 남편은 “아내에게 무관심 한 건 인정한다. 대화를 많이 안 하는 편이다”라고 아내의 고민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 하지만 라면 얘기에 대해서는 “끓여 먹는 스타일이 달라서 예전에 취향으로 다퉜었다. 그래서 따로 먹는 게 편하다”라고 설명했다.
남편과 아내의 얘기가 너무도 달라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아내는 “아이에 대한 관심은 엄청 큰데 나한테는 관심이 1도 없다. 산후우울증 얘기도 했었는데 남편이 안 받아줬다”고 서운한 기억을 떠올렸다.
남편은 아내의 술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아내가 적게 먹어도 술에 잘 취하는데, 취하면 폭력성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내가 먼저 ‘안녕하세요’ 신청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포기하고 살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특히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냐는 물음에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바로 답했다. 이에 아내는 눈물을 보였다.

이후 두 사람은 대화로 고민을 풀어갔다. 가장 문제로 여겨졌던 술에 대해 아내는 “안 먹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남편을 향해 자신도 부탁이 있다면서 “오늘까지만 먹고 내일부터 술을 끊겠다”고 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방송 말미 남편은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다시 시작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웃으며 답해 훈훈함을 선사했다. 두 사람은 이후 MC들의 요청에 어색하게나마 손을 맞닿아, 고민 해결에 기대감을 더했다.
이지현 기자 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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