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3일 ‘쌈짓돈’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연간 60억원 가량의 국회 특수활동비를 완전히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회동 모두발언을 통해 “특활비 문제에 여야 간 완전히 폐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특활비 폐지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제도의 일면을 걷어낼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당과 2당의 재정 현실이나 여러 여건이 3, 4당과는 달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국회 개혁의 시금석이 된 특활비 문제에 결단해줘서 감사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은 문 의장이 오는 16일 국민에게 공개한다. 크게 교섭단체 활동비 등의 의정 지원, 위원회 운영지원, 의회외교, 국회사무처 기본경비 등 4개 항목으로 나뉘어 지급돼 온 국회 특활비는 최근 참여연대가 2011∼2013년 특활비 지출 현황을 공개하면서 폐지 여론이 불붙었다. 의원들의 쌈짓돈처럼 사용돼 온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여야 5당 가운데 정의당이 가장 먼저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내세웠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잇따라 가세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지난 8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특활비 예산 가운데 영수증 없이 사용하는 특활비는 올해 폐지하고 내년부터는 특활비를 업무추진비, 일반수용비, 기타운영비, 특수목적 경비로 전환해서 양성화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특활비 폐지에 미온적인 거대 양당이 기득권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두 당도 결국 특활비 폐지 대열에 동참하게 됐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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