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영수증 첨부 조건으로 특활비를 유지ㆍ개선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가 비판 여론이 커지자 폐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야 일각에서는 “국익 차원의 외교활동을 할 때 불가피하게 드는 비용이 있기 때문에 특활비를 폐지하되 업무추진비 등을 증액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활비 폐지를 주장해온 정의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3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을 통해 “특활비를 없애지만 특활비로 받아왔던 돈 그대로 수령해가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특활비 문제를 논의할 국회의장단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에게 “특활비는 그 자체로 폐지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잘 합의하길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3주전 세상을 떠난) 노회찬 전 대표가 마지막으로 발의한 법안이 특활비 폐지 법안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실현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의당은 확실한 입장을 갖고 있지만 특활비 관련 논의에는 참여할 수가 없다. 노 전 원내대표의 빈자리로 교섭단체 구성요건인 국회 의석 수 20석에서 한 자리가 모자라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결국 무소속 의원을 영입해야 해 다각도로 논의를 해가고 있는 상황인데 아직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면서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노 전 원내대표 사망의 직ㆍ간접적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의 여론 댓글조작 수사 특검, 일명 ‘드루킹 특검’에 대해 다시 한 번 날을 세웠다. 그는 “드루킹 진술에 의해 수사가 시작됐는데 진술 자체가 오락가락하고 있고 대다수 시간을 본질에서 벗어난, 잘못된 수사방향을 잡아오면서 허송세월을 보냈다”고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그는 “남은 기간 특검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만한 수사결과를 내놓든가, 드루킹에 의해 휘둘린 것에 대한 책임을 지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특검을 압박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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