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硏 11곳 CEO에 설문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이 1983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삼성의 반도체사업 진출을 지시한 이른바 ‘2ㆍ8 도쿄 선언이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순간으로 꼽혔다.
국내 대기업 전ㆍ현직 홍보 책임자들의 모임인 한국 CCO(Chief Communication Officer) 클럽(회장 정상국)은 최근 국내 국책ㆍ민간 경제연구소 11곳의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설문은 한국CCO클럽이 최근 출간한 ‘한국 경제를 만든 이 순간’에 수록된 100여 사건 중 33개를 사례로 제시하고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10가지를 골라 달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문에 응한 연구소 11곳의 모든 CEO가 선택한 2ㆍ8 선언은 우리나라를 글로벌 반도체 강국으로 올려놓은 기틀이 된 사건이다. 삼성은 1974년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50만달러에 인수했지만 한국반도체는 간판만 ‘반도체’를 달았지 기술력이 열악한 기업이었다. 고 이병철 창업자는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반도체 사업을 연구했고 가능성을 발견한 끝에 1983년 2월 도쿄에서 대규모 반도체 설비투자를 지시했다.
2ㆍ8 선언의 뒤를 이은 순간으론 ▦현대차, 포니 첫 생산(1974) ▦포항제철 준공(1973) ▦네이버 출범(1999) ▦88서울올림픽 유치(1981) ▦빅딜 등 대기업 구조조정(1998) ▦금성사, 국산 첫 라디오 생산(1959) ▦정주영, 거북선 그림으로 유조선 수주(1971)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1993) ▦SM, 한류의 개막(2002) 등이 선정됐다.
현대차의 포니 생산과 포항제철 준공은 10개 연구소 CEO들이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순간으로 꼽았고, 네이버 출범은 9곳, 88서울올림픽 유치 및 빅딜 등 대기업 구조조정은 8곳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나머지 라디오 생산, 유조선 수주, 신경영 선언, 한류의 개막 순간은 각각 5개 연구소 CEO들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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