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서 외교ㆍ통일 총괄 남관표 합류
정상회담 성사ㆍ준비 등 의도 분석
北선 김윤혁 철도성 부상 등 참석
철도ㆍ도로 현대화 등 본격화 요구
고위급회담 순탄치만은 않을 듯
아시안게임에 李총리 참석키로
文대통령ㆍ김정은 불참 ‘조우’ 불발
13일 개최되는 남북 고위급회담 참석자 면면을 보면, 남측은 남북 정상회담 준비에, 북측은 철도ㆍ도로 현대화 등 판문점선언 이행상황 논의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회담 전날까지 선전매체를 중심으로 종전선언을 채택하고 대북제재를 완화하라는 요구를 쏟아내고 있어 회담에서도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12일 통일부에 따르면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리는 고위급회담을 위해 남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 4명으로 대표단을 꾸렸다. 북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다.
청와대에서 외교ㆍ통일 정책을 총괄하는 실무 책임자인 남관표 2차장의 대표단 합류는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해보고자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북측은 남북이 추진 중인 철도ㆍ도로 연결 및 현대화 관련 사안을 중점 논의하려는 의도가 짙어 보인다. 대북제재로 인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하지 못하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이 지지부진한 경협 속도에 불만을 토로하고 남한은 이에 양해를 구하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남조선 당국이) 철도, 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협력사업에서도 공동점검, 공동조사, 공동연구 등의 돈 안 드는 일들만 하겠다는 심산으로 수판(주판)알만 튕기면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푸념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회담에선 북한이 비핵화 마중물로서 종전선언을 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남한이 대미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북한의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적대관계의 근원인 전쟁상태를 종식시키고 신뢰를 조성하기 위한 종전선언의 채택 없이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고위급회담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남북이 3차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진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남북이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것은 북미 간 합의점을 찾았다는 신호라고 볼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 간 물밑 접촉을 통해 (비핵화, 평화체제에 대한) 내부 입장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합의점을 찾았으니, (남북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북미ㆍ남북 관계라는 양 바퀴를 동시에 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대신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 총리는 18일 대통령 전용기로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 20일까지 2박 3일간 인도네시아를 찾는다.
이로써 미니 남북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앞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남북 양측에 특사를 보내 개막식에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공식 초청했지만 남북 정상 모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 총리 참석 결정은 이미 지난달 말쯤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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