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발화 추정
새벽 시간 서울 시내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잠을 자고 있던 일가족이 중태에 빠졌다. 20일 가까이 이어져온 열대야에 가동된 에어컨이 화재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10일 오전 3시 31분 송파구 잠실동 20층짜리 한 아파트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집 안에서 자고 있던 이모(50)씨, 최모(43)씨와 이씨 아들(15) 등 일가족 3명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화재로 집 대부분이 타거나 불에 그을려 모두 3,5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불은 40여분 만인 오전 4시16분쯤 진화됐으며 불길이 다른 집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베란다와 연결된 방에서 자고 있던 큰 딸(18)은 불길을 보고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대피해 화를 면했지만, 이씨 부부와 아들은 오랫동안 연기를 흡입해 아직까지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팔과 기도 등에 1~2도 화상을 입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무더위 속에 장시간 가동된 거실 스탠드형 에어컨에서 처음 불이 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조사에서 에어컨 주변부가 가장 많이 불에 타 에어컨을 발화지점으로 보고 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에어컨을 보내 분석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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