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특검 출석ㆍ전기료 등 원인
靑, 민생정책 대응 강화하기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취임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역대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취임 2년차 지지율로는 여전히 최고다. 청와대는 지지율 등락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나, 각종 민생정책 관련 대응은 재점검하고 강화하기로 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9일 공개한 문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8월 2주차 국정수행 긍정 평가율은 58.0%였다. 이는 지난주 조사 결과(63.2%)에 비해 5.2%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이번 조사는 tbs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성인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진행됐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 측은 김경수 경남지사 드루킹 특검 출석, 전기요금 인하 기대치 이하 등을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분석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70~80%대 고공 지지율을 유지했다. 특히 한국갤럽 조사 기준 취임 1주년 지지율로 볼 때 김영삼(55%), 김대중(60%), 노무현(25%), 이명박(34%), 박근혜(56%) 전 대통령에 비해 문 대통령은 83%로 월등했다. 지난 1월 가상화폐 논란 등으로 여론이 악화해 60.8%까지 지지율이 떨어지기도 했으나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6월 2주차에 75.9%로 다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지난 6월 이후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도 “그때그때 울거나 웃거나 하지 않는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여권 관계자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40~50%)에 비해 대통령 지지율이 너무 높았다”며 “완만한 상승 하락을 거듭하며 임기 중ㆍ후반까지 지지율 50~60%대를 기록하는 게 최상”이라고 설명해왔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 요인은 철저히 점검하기로 했다. 이날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도 여론조사 결과 문제가 거론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직접적인) 지지율 관련 얘기는 없었다”면서도 “BMW 화재, 전기료 문제 등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교착상태인 북한 비핵화 협상 등 남북관계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규제 혁신 행보와 소득주도성장 성과물을 챙기면서 국정운영 동력을 키워간다는 전략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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