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28조8,000억원 대비 최소 33조원 이상 확대
“올해 8조원 규모 도시재생ㆍ주택 등 생활기반시설 예산은 대폭 늘려”
R&D 예산은 내년 최초로 20조원 넘어
“현 경기 상황에 2차 추경 일리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을 당초 7%대 중반보다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올해 수준을 넘기지 않는 대신 도시재생ㆍ주택 같은 생활 기반형 건설사업 예산은 대폭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고용 및 소득 분배 악화, 혁신성장을 위한 선도적 투자가 필요하고 안정적 세입 측면을 고려해 예산을 짜고 있다”며 “아주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통해 지금 갖고 있는 경제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과 경제활성화, 사회안전망 확충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은 올해(428조8,000억원)보다 최소 33조원 이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총리는 내년도 SOC 예산의 경우 지난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수준(17조7,000억원)보다는 더 높게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예산 확정 과정에서 SOC 예산은 국회 심의를 거치면서 정부안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한 19조원으로 확정됐다. SOC 예산을 줄이지는 않되 그렇다고 크게 늘리지도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신 김 부총리는 SOC 예산에는 잡히지 않는 도시재생ㆍ공공주택 등의 분야에 투입하는 예산을 올해 8조원 대비 대폭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복지생활에 필요한 기반시설 투자도 넓은 의미의 SOC로 본 셈이다. 전날 정부가 체육관 및 도서관 설립, 산림조성 등 문화ㆍ체육ㆍ관광ㆍ환경 분야에 올해보다 1조원 많은 7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며 이를 지역밀착형 SOC라고 소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함께 김 부총리는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20조원 넘게 편성하겠다고 했다. 올해 관련 예산은 19조7,000억원이다. 그는 "기초연구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지능형 반도체, 뇌과학 등 미래 원천기술에도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일각에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금 경제 여건이나 세수 상황을 보면 2차 추경을 하는 것은 일리가 있지만 1차 추경을 한 부담, 본예산 편성 중 추경을 또 한다는 부담 등 현실적으로 쉬워 보이진 않다"며 "실행에 옮길 정도로 구체적인 검토는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일자리안정자금 확대 여부에 대해서도 “(3조원인)올해 수준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내년 최저임금이 10.9% 오른 만큼 제한된 재원 내에서 효율적으로 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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