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개인혼영 국가대표 김서영
올 시즌 세계 2위 기록 포함
1년 6개월 새 한국新 세차례
탄탄한 기본기에 멘털도 강화
세계 톱 클래스로 급성장
“200m 금빛 물살 기대하시라”
박태환(29) 없는 한국 수영에서 지금 세계 수준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여자 개인 혼영의 김서영(24ㆍ경북체육회)이다. 박태환이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18일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않는 가운데 김서영은 제일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도 꼽힌다.
김서영은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분08초61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올 시즌 세계 2위 기록이다. 김서영은 지난 해 7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준결선에서 2분09초86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개인 혼영 결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썼다. 결선에서는 준결선 기록에 못 미쳐 6위를 했지만 최근 1년 6개월 사이 자신의 한국신기록을 3번이나 갈아치우는 등 가파른 상승세다. 김서영의 라이벌이자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오하시 유이(23)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은 2분08초92로 김서영에 뒤진다.
개인 혼영은 접영-배영-평영-자유형의 순서로 헤엄치는 종목이다. 다양한 영법에 능하고 지구력과 체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163㎝, 54㎏의 김서영은 경쟁자들에 비해 체격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영법이 부드럽다는 장점을 지녔다. 2013년에 김서영을 스카우트한 김인균 경북체육회 감독은 “일반인은 흉내도 못 내고 선수들도 따라 하기 힘들 정도로 김서영은 고급 영법을 구사한다. 부력도 좋고 기술, 연결 동작이 뛰어난데 체력, 정신력이 받쳐주지 못해 능력을 맘껏 발휘하지 못했던 선수”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체계적인 훈련을 소화하며 세계 톱 클래스로 성장했다.
경북체육회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바라보고 김서영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김인균 감독을 비롯해 이지선 코치, 안무진 트레이너, 맨틀 코치인 권명화 박사가 전담 팀처럼 선수를 관리한다. 김응삼 경북체육회 체육진흥부장은 “김서영이 요즘 물 오른 기량을 보이자 적지 않은 팀들이 고액의 연봉에 러브콜을 보냈는데 흔들리지 않더라. 빼어난 실력에 의리도 있는 선수”라고 미소 지었다.
김서영은 현재 일본 나라에서 마무리 전훈 중이다. 매일 1만m 이상 헤엄치며 몸을 만들고 있다. 김 감독은 “예전에 김서영은 경기를 앞두면 잔뜩 예민해졌는데 이제는 대범하고 자신감 있게 레이스를 펼친다. 일본에서 하는 훈련 강도가 상당한데 놀랄 만큼 잘 버텨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13일에 자카르타로 넘어가는 김서영은 개인 혼영 200m와 400m, 단체전인 계영 400m와 800m 등 네 종목에 출전한다. 주 종목이자 가장 기대를 모으는 개인 혼영 200m는 24일 벌어진다.
한국 여자 수영은 1982년 뉴델리 3관광(배영 100mㆍ200mㆍ개인혼영 200m), 1986년 서울 대회 2관왕(배영 100mㆍ200m)에 빛나는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 1998년 방콕 대회 접영 200m 조희연, 2010년 광저우 대회 평영 200m 정다래에 이어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을 노린다. 특히 개인혼영 200m는 최윤희 이후 36년 만에 금메달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더 높은 꿈을 꾸는 김서영에게 하나의 관문일 뿐이다. 그는 내년 7월 광주에서 벌어질 세계수영선수권에 이어 최종적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수영 최초로 시상대 맨 위에 서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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