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남성 혐오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진에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하자 여성 네티즌들이 “편파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찰청은 8일 부산경찰청이 지난 5월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워마드 운영진 A씨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성 네티즌들은 항의하는 뜻으로 ‘#내가워마드다’라는 해시태그를 만들어 쓰고 있다. 워마드 운영진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경찰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진다는 지적인데,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과 비슷한 양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여성 혐오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 운영진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사한 적이 없으면서 생긴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은 워마드만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미니즘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씨도 9일 새벽 인스타그램에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워마드를 잡으려면 나를 대신 잡아가라”는 글을 남겼다.
2010년쯤 생긴 일간베스트는 여고생 성폭행 예고 게시물이나 아동 불법 촬영물이 올라오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었다. 여성 커뮤니티의 반발에 경찰은 일베의 경우 서버가 국내에 있고 운영진도 수사에 협조적이지만, 워마드는 서버가 미국에 있고 경찰 협조 요청에 운영진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여성 네티즌들은 “최근 혜화역과 광화문 시위에서 여성들이 ‘동일범죄 동일처벌’을 외쳤지만 돌아온 결과는 또다시 편파수사”라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동안 여성들은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 피해자가 남성이라 수사가 빠르게 진행됐다”며 혜화역, 광화문 등 서울 도심에서 시위를 벌여왔다.
워마드는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서 메르스 관련 정보를 공유하던 게시판 ‘메르스 갤러리’에서 쪼개져 나왔다. 여자(woman)와 유목민(nomad)의 합성어로 2017년 2월 독립된 사이트를 구축했다. 천주교 성체 훼손 추정 사진이나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사진을 게재하는 등 논란을 빚어왔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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