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 당시
외교부 재영국장… 석해균 선장 등 구출
금주 내 리비아行… 고위 인사와 협의
피랍자 신변에 큰 이상은 없는 듯
납치된 지 한 달이 넘은 한국인을 구해내기 위해 백주현 전 주(駐)카자흐스탄 대사가 외교부 장관 특사로 리비아에 파견된다. 백 전 대사는 2011년 ‘삼호주얼리’호 피랍 당시 외교부 재외국민 보호 당국자로 재직하며 석해균 선장 구조에 기여한 이력이 있는 전문가다.
8일 외교부에 따르면 백 전 대사는 이번 주 안에 리비아로 출국할 예정이다. 계기는 1주일 전 공개된 피랍자 동영상이다. 1일 리비아 유력 매체인 ‘218뉴스’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영상에서 한 중년 남성은 “대통령님, 제발 도와달라. 내 조국은 한국”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들을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동영상은 우리 정부, 리비아 당국, 세계적 위기 관리 전문 컨설팅업체 등이 정밀 분석을 한 뒤 이미 그 결과를 우리 국민 석방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며 “특사는 현지 고위 인사와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한 세부적 업무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 전 대사는 납치 사건 해결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외교부 평가다. 외무고시 19회로 외교부에서 재외동포영사국장, 주카자흐스탄 대사, 주휴스턴 총영사 등을 지냈다. 특히 재외동포영사국장 재직 시절 ‘삼호드림’호(2010년)와 삼호주얼리호(2011년) 피랍 사건 해결에 기여했다.
현재 피랍자 신변에 큰 이상은 없는 듯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국민의 건강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상 속 피랍자 4명이 한결같이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납치 세력들에게 석방 협상 의사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피랍자들 언급이 동일한 패턴인 사실로 미뤄 (사전) 연습과 (의도적) 영상 편집이 이뤄진 것 같다”고 당국자는 분석했다.
납치범이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등 급진세력과 연계됐을 공산도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리비아 당국은 현지 무장 세력이 조직 핵심 인사를 석방시키기 위해 저지른 짓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6일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의 한 회사 캠프에서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이 현지 무장 세력에 의해 납치됐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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