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중간 선거의 전초전으로 평가된 오하이오주 연방하원 보궐 선거에서 트로이 볼더슨(56) 공화당 후보가 가까스로 앞섰지만 공화당으로선 발등에 불이 켜졌다. 공화당 텃밭 지역구에서 물량 공세를 퍼부었지만, 최종 당선을 확정 짓지 못할 정도로 고전했기 때문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치러진 오하이오주 연방 하원 12지구 보궐선거에서 볼더슨 후보가 10만1,574표를 얻어 9만9,820표를 얻은 대니 오코너(31) 민주당 후보를 불과 1,754표로 앞섰다. 하지만 신분증 미비 등으로 투표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개표되지 않은 잠정 투표가 3,367표나 남아 있는 상태다. 볼더슨 후보와 공화당은 선거 승리를 주장했지만, 오코너 후보 측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잠정 투표 집계 결과에 따라 재검표 등의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최종 결과에서 누가 승리하든 두 후보는 3개월 뒤 다시 맞붙게 된다.
이번 선거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여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지역구가 36년간 공화당이 장악해 왔고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1%포인트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겼던 곳이지만 선거전 여론조사에서 접전 양상이 벌어져 양측이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막판 지원 유세에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트위터를 통해 볼더슨 후보에 대한 투표를 독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를 통해 볼더슨 후보의 승리를 주장하면서 “내가 볼더슨을 지지하기 위해 오하이오로 가기로 결정했을 때, 그는 사전 투표에서 64대 36으로 열세를 보였다”며 “일요일의 내 유세 이후에 큰 반전이 이뤄졌다”며 자신의 지원 덕분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으로선 일단 한숨은 돌리긴 했으나 무난하게 이겨야 할 텃밭에서 주 상원의원을 지낸 중량급 후보가 30대 정치 신인에게 고전해 공화당의 중간 선거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치러진 보궐선거마다 공화당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현상이 재차 확인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열성적으로 투표장에 나오는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상대적으로 냉담한 기류가 다시 드러난 것이다.
연방 하원 의석은 현재 공화당이 239석, 민주당이 193석을 차지해 민주당이 다수당에 오르기 위해선 현 공화당 지역구에서 23석을 더 탈환해야 한다. 선거 분석 매체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공화당 지역구 중 이번 선거구보다 민주당에게 더 유리한 곳이 72곳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공화당엔 불길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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