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부터 커피전문점 등 외식 매장 안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을 단속하기로 하면서 카페 이용 고객들의 개인 컵 사용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사회 문제화로, 소비자들의 환경 의식도 점차 높아진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8일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올 들어 ‘개인 다회용 컵’을 사용해 300원 할인 혜택을 받은 고객이 7월말까지 30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초이던 1, 2월엔 각 30만건 안팎이었으나 7월엔 2배 가 넘는 70만건에 달하는 등 갈수록 개인 컵 사용 고객이 급증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의 일회용 컵 단속이 시작된 이달 1일부터 6일 사이 개인 컵 사용 할인 건 수는 약 21만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나 늘었다. 월 평균 할인 횟수도 올해는 43만건으로 지난해(31만건)보다 38% 증가했다.
커피전문점 업계는 올해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계기로 소비자의 환경 의식이 크게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 재활용 쓰레기 문제가 불거진 지난 4월 이후 스타벅스의 개인 컵 사용이 급증했다. 올 1월 1일부터 이달 6일까지 개인 컵 사용 횟수는 이미 지난해 전체(380만건)의 84%에 이를 정도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의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증가하며 개인 컵 이용 고객 역시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제리너스에서도 개인 컵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6일 사이 개인컵을 사용해 할인 혜택을 받은 횟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배 가까이(577%) 증가했다. 개인 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텀블러 등 관련 상품 매출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20% 늘었다. 엔제리너스는 올 5월부터 다회용 컵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할인 혜택을 기존 300원에서 400원으로 올렸다.
정부 단속이 시작된 이달 들어 개인 컵과 다회용 컵 사용은 커피전문점 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할리스에선 이달 1~6일 다회용 컵 할인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다섯 배 늘었고, 카페베네도 같은 기간 텀블러 사용으로 할인 받은 고객의 수가 지난해에 비해 46% 증가했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스타벅스가 “연내에 종이 빨대를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전 매장에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엔제리너스는 이날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도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뚜껑을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매장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커피전문점 업계 관계자는 “개인 컵 사용 고객이 아직은 소수지만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과태료 부과 방식의 단속보다는 소비자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개인 컵 사용에 대한 혜택을 늘리며 단계적으로 다회용 컵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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