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대’ 예상 훌쩍 뛰어넘어
국내투자 130조… 간접고용 70만명
바이오 ‘제2의 반도체 사업’ 육성
취준생 1만명 SW 교육 등 상생 강화
삼성이 초대형 상생 보따리를 푼다. 앞으로 3년 동안 180조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를 단행하고 직접 채용 인원을 4만명까지 늘린다. 주요 투자처로는 인공지능(AI)ㆍ5세대(5G)ㆍ바이오ㆍ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등 4대 핵심 미래 산업에 방점을 찍는다. 투자와 고용을 넘어 인재 양성과 창업 활성화 등 혁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청년과 벤처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다각적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 가동한다.
삼성은 8일 ▦신규투자 확대 ▦청년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사업 육성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 ▦상생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경제 활성화ㆍ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면서도 삼성의 미래 성장도 확보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투자와 채용 확대에서 삼성이 세운 원칙은 기존 사업에서는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AI 바이오 전장부품 등 신산업 분야에서 리더십을 선점하는 것이다. 향후 3년간 투자하게 될 180조원 중 국내에만 연 평균 43조원, 총 13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는 AI 5G 전장부품 등 신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에 대비해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공장이 있는 평택 등 국내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한다. 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경쟁사의 대량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ㆍ차별화 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AI 5G 바이오사업에는 약 25조원을 투자해 미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3년 동안 4만명을 삼성이 직접 채용하겠다는 발표는 기존 삼성의 3년 고용 규모(약 2만~2만5,000명)에서 최대 2만명을 추가로 고용한다는 뜻이다. 삼성에 따르면 직접 채용뿐 아니라 130조원 국내 투자에 따른 간접 고용 유발 효과는 7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의 미래를 건 ▦AI ▦5G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4대 성장사업 육성 방안도 내놨다. 한국 AI 센터를 허브로 글로벌 연구 거점에 1,000명의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계기로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로봇,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신산업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는 오랜 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고령화와 만성 또는 난치 질환 증가로 사회적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키워나간다. 삼성의 강점인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디스플레이 기술을 자동차에 확대 적용해 미래 전장부품 기술도 선도할 방침이다.
삼성의 소프트웨어 역량과 스타트업 지원 경험도 청년 일자리 창출에 활용한다. 우선 향후 5년간 청년 취업 준비생 1만명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성적 우수자는 직접 채용을 검토한다. 삼성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 규모를 더 확대함과 동시에, 외부에도 개방해 사외 벤처 지원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도 운영한다. 현재 연간 400억원 수준인 산학협력 규모는 1,000억원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정부와 ‘스마트 팩토리 4.0’ 지원에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1,100억원을 조성해 중소기업 2,500개사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과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1~2차 협력사 중심으로 운영해 온 협력사 지원프로그램은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기 위해 7,000억원 규모의 3차 협력사 전용펀드를 추가 조성한다. 펀드는 최대 90억원 한도 내에서 협력사의 시설 투자, 연구개발(R&D), 운영 자금으로 활용된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에 마련된 경제 활성화ㆍ일자리 창출 방안은 관계사 이사회 보고를 거친 것으로,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실행해 삼성과 중소기업, 청년이 ‘윈윈’(Win-win) 할 수 있고, 국가 경제의 지속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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