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에 이용된 차량도 훔친 것으로 드러나
경북 포항 새마을금고에서 흉기로 직원을 위협하고 돈을 뺏어 달아난 강도가 범행 11시간에 자수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이 어려워 범행을 저질렀고 돈은 빚을 갚는데 모두 써 버렸다”고 말했다.
8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강도 피의자 A(37)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 7일 오후 10시50분쯤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그는 범행 이후 아내와 아버지에게 사실을 털어놨고 가족의 설득에 112 신고 전화로 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포항북부경찰서로 나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자영업을 하다 접었는데 빚을 많이 져 가장으로 생계를 책임지기 어려워 범행을 저질렀다”며 “뺏은 돈은 곧바로 채무 상환에 다 썼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말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A씨가 범행 전ㆍ후에 이용한 승용차는 도난 신고된 차량으로 밝혀졌다. 그는 범행 당일 새벽 4시쯤 포항 남구 상도동 한 편의점 앞에 시동이 걸린 채로 주차된 차를 훔쳐 달아났고, 테이프로 번호판까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흉기는 물론 차량까지 미리 훔쳐 준비한 점을 미뤄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동기와 경위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A씨는 7일 오전 11시48분쯤 북구 용흥동 새마을금고에 침입해 흉기로 직원들을 위협하고 현금 459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행에 사용된 승용차는 포항시 북구 양덕동 한 야산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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