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부과학성, 전국 의대 긴급 조사 실시

여성 합격자 제한을 위해 여성 수험생에 대한 일괄 감점으로 차별 논란을 빚은 일본 도쿄의과대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5년 앞선 2006년부터 점수 조작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파문이 확산되자 문부과학성은 전국 국공립대 의학부를 대상으로 한 긴급조사를 실시키로 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도쿄의과대 내부조사위원회는 7일 그 동안 제기된 입시 과정에서의 점수 조작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학 입시는 1차 시험(400점)과 2차 시험인 소논문(100점)과 면접으로 진행된다. 내부조사위 발표에 따르면, 올해는 응시자 전원의 소논문 점수에 0.8를 곱해 일괄 감점한 다음, 남성 현역과 재수생, 3수생은 20점, 남성 4수생은 10점을 더하는 반면 여성과 남성 5수생 이상의 수험생에는 가점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여성 합격자 수를 제한했다. 이 같은 방식의 조작은 당초 알려진 2011년보다 5년이나 앞선 2006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피해를 본 여성 수험생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학 측은 여학생의 경우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장기간 근무가 어렵다는 이유로 점수 조작의 배경을 설명했다. 4수 이상을 한 남성에 대해선 “재수를 거듭할수록 성적이 늘지 않는다”고 이유로 차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 정비는 하지 않고 10년이 넘도록 입시에서부터 조직적인 차별을 해온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도쿄의과대는 지난해와 올해 입시에서 총 19명에 대해 1차 시험 성적을 부당하게 올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입시에서 이처럼 조직적인 차별과 부정 행위가 밝혀진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지적했다.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장관은 전국 국공립대학의 의학부 등을 대상으로 입시가 공정하게 진행되었는지 여부를 긴급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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