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3구간이었던 도시 4인 가구
2구간 편입 2만2500원 전기료↓
500㎾h 초과는 사용량 관계없이
줄어드는 금액 2만1300원 동일
산업부, 전력사용 불편 해소 위해
계절ㆍ시간대별 요금제 도입기로
정부가 7일 발표한 7ㆍ8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적 완화 대책에서 가장 많은 할인 혜택을 보는 가구는 상한선 인상으로 누진제 3구간에서 2구간으로 바뀌는 경우다. 각 누진 구간이 100㎾h씩 높아지면서 기존 3구간이었던 401~500㎾h 사용 가구가 2구간으로 편입됐다. 누진제가 사용량에 정비례해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 규모를 넘어설 때마다 요금을 더 무겁게 책정하는 방식이라 한 구간 떨어지면 요금할인도 크다.
전기료는 전력사용량에 따른 기본요금ㆍ전력량 요금ㆍ부가가치세(전기요금의 10%)ㆍ전력산업기반기금(전기요금의 3.7%)를 합산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을 더한 액수로 세금과 기금은 제외된다. 현행 누진제는 전력 사용량이 200㎾h 이하인 1구간(기본요금 910원)에 ㎾h당 93.3원을 적용한다. 2구간(201∼400㎾hㆍ기본요금 1,600원)에 187.9원, 3구간(400㎾h 초과ㆍ기본요금 7,300원)에는 280.6원을 부과한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 따라 1구간으로 조정된 사용량 300㎾h까지는 93.3원, 301~500㎾h는 187.9원, 500㎾h 초과에 280.6원의 요금이 적용된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4인 가구의 경우 일반적으로 월 350㎾h의 전기를 사용한다. 또 지난 7월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 증가폭은 90㎾h였다. 이를 종합해 일반적인 도시거주 4인 가구의 올해 7월 한 달간 전기 사용량이 450㎾h라고 가정한다면, 이 가구는 전기료 인하 이전이라면 8만8,190원을 내야 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론 약 6만5,690원만 지불하면 된다. 약 2만2,500원의 전기료 부담이 줄어든다.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1.8㎾ 용량 스탠드형 에어컨을 폭염이 극심했던 10일간 10시간씩 사용했다면, 에어컨만 180㎾h의 전기를 사용한 셈이고 결국 월 총 전기사용량이 500㎾h를 기록한 주택의 경우는 기존 10만4,140원에서 7만6,360원으로 2만7,780원 할인된 고지서를 받게 된다.
반면 월간 전기사용량이 250㎾h인 가구는 할인금액이 6,170원(3만3,710원→2만3,240원)에 그친다. 500㎾h 초과 가구에선 전력사용량에 관계없이 줄어드는 금액이 2만1,300원으로 동일하다.
이번 주부터 각 가정에 보내질 419만 가구의 7월 전기요금 고지서 분석 결과, 전기료 증가 금액(전년 대비)이 1만원 이하인 가구가 46%(194만 가구)에 달했다. 1만~5만원이 10%, 5만원 초과는 1%에 그쳤다. 전기요금이 감소한 가구도 43%에 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애초 우려보다 전기요금 인상 폭이 크지 않은 이유에 대해 “누진제로 인한 전기요금 부담을 우려해 냉방기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앞으로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계절별ㆍ시간대별 요금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백운규 장관은 “가정에선 전력을 피크타임 대에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대별 요금제를 도입하면 부과되는 전기료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