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간판선수 이대훈
“국민에 시원한 성적 선물할 것”
20년 째 태극마크 펜싱 남현희
“이번에도 역시 목표는 금이죠”
한반도기 들 단일팀 주장 임영희
“시간 부족하지만 분위기는 최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이 “종합 2위를 달성해 폭염에 지친 국민들에게 시원한 성적을 선물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한체육회는 7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하계아시아경기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을 개최했다. 하얀색 상의, 파란색 하의 단복을 맞춰 입은 600여명의 선수단이 자리를 가득 메웠고 이낙연 국무총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이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금메달 65개 이상, 6회 대회 연속 종합 2위 달성’을 목표로 내건 한국 선수단은 힘찬 목소리로 선전을 다짐했다. 한국 태권도의 간판 이대훈(26ㆍ대전시체육회)은 “국민들이 무더위 속에서 고생하고 있는데, 아시안게임에 가서 시원한 성적을 거두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선수단 여자 주장을 맡은 펜싱 남현희(37ㆍ성남시청)는 “개인적으로 2002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이번 대회까지 계속해서 출전하고 있다”며 “대회에 임할 때마다 금메달이 목표였고 이번에도 그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태극마크를 20년 째 달고 있는 남현희는 아시안게임에서만 금메달 6개를 목에 걸었다. 식장 곳곳에 종목별로 옹기종기 모인 선수들은 서로 누구의 목소리가 더 우렁찬지 경쟁이라도 한다는 듯 연신 “파이팅”을 외쳐댔다.
아시안게임 최초로 구성된 남북 단일팀을 두고 설레는 표정도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개ㆍ폐회식에서 남북이 공동입장을 할 뿐만 아니라 여자농구, 카누, 조정 종목에서 남북 선수들이 호흡을 맞춘다. 이낙연 총리는 “남북한 공동 입장과 단일팀 출전은 선수 여러분의 인생에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선수 한 분 한 분이 민족 화해와 평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여자농구 단일팀 주장 임영희(38ㆍ우리은행)는 “아시안게임에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하게 돼 굉장히 영광”이라며 “북측 선수들이 합류한 이후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간이 부족하지만 좋은 성적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 북측 선수와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할 남측 기수로 선정돼 의미를 더했다. 결단식 후에는 남북 단일팀 상황을 앞두고 선수단에게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강연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연단에 오른 강사는 “이번 대회 현장에서 북측 선수들과 마주칠 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 ‘남조선’이라는 용어 대신 ‘북측’ ‘남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라는 표현을 쓰되 가급적이면 언급을 자제하고 북측 인사를 부를 땐 이름 뒤에 ‘선생’이라는 호칭을 붙이라”고 당부했다.
18일 개막하는 이번 대회는 45개국 1만1,300여명의 선수들이 총 40개 종목에서 금메달 465개를 놓고 겨룬다. 한국은 39개 종목에 1,000여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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