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볼루드’ 송용상 셰프
연고 없는 美서 현지인과 경쟁
입사 9개월 만에 정식 셰프로
“프랑스 요리를 베이스로 한국 요리의 풍미를 결합한 음식을 만들어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미국 뉴욕의 미쉐린 가이드(세계 최고 권위의 여행정보안내서) 스타 레스토랑인 ‘카페 볼루드(Cafe Boulud)’의 신예 송용상(27) 셰프는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당찬 포부를 전했다.
그가 일하는 ‘카페 볼루드’는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25년 전통의 뉴욕 대표 레스토랑이다. 프랑스 요리의 대가인 ‘다니엘 볼루드(Daniel Boulud))’가 운영해 더 유명하다.
그가 주목 받는 건 탁월한 실력이다. 지난해 수련생으로 입사한 송씨는 영어권 출신 요리사들과 경쟁해 입사 9개월 만인 연말, 모든 포지션을 거쳐 정식 셰프가 됐다. 다른 셰프들이 보통 2~3년 걸리는 코스를 1년도 안 돼 초고속으로 통과할 만큼 남다른 실력을 선보였다.
현지에서 한식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그는 카페 볼루드에 한식 메뉴가 첫 등장하기까지 중추적 역할을 했다. 외국인 입맛에 맞게 조리한 미역국과 아귀찜, 갈비찜은 현지인들에게도 인기 메뉴로 꼽힌다.
송 셰프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해준 요리에 반해 요리사를 꿈꿨다. 군 전역 후인 2016년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미국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 입학했다.
2년간의 유학생활 중엔 주말마다 뉴욕의 유명한 미쉐린 가이드 스타 레스토랑 32곳을 찾아 다니며 수련생으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요리 대가 다니엘을 만나 실력을 인정받게 되면서 카페 볼루드의 정식 셰프가 됐다. 유학생 시절에는 한인회(KACIA)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추억(Reminisce of Korea)’ 행사를 열고 김 부각, 고등어구이 등 다양한 한식을 선보였다.
송 셰프는 “연고도 없고 언어도 익숙하지 않은 미국 뉴욕에서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건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저만의 색깔이 있는 요리를 창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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