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보다 점유율 4%포인트 앞서며 강세
삼성전자 갤럭시S9 부진에도 저가 라인업 덕에 1위 유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시리즈 부진으로 점유율이 20%까지 떨어졌지만 다양한 중저가 제품군의 활약으로 1위를 유지했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분기별 스마트폰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2분기 7,160만대(점유율 20%)가 판매돼 1위에 올랐다. 화웨이가 5,420만대(15%)로 2위, 애플이 4,130만대(11%)로 3위로 조사됐다. 카운터포인트 조사에서 화웨이는 지난해 2분기에도 애플을 근소한 차이로 앞지른 적은 있지만, 이번 2분기에는 4%포인트나 앞서며 강세를 보였다.
상위 3개 업체 중 지난해 2분기보다 점유율이 오른 건 화웨이가 유일했다. 화웨이는 11%에서 15%로 4%포인트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22%에서 20%로 떨어졌고 애플은 작년 2분기와 올 2분기 모두 11%를 유지했다.
화웨이의 경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1%나 증가했고 해외 시장에서도 71%의 성장률을 보였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2분기 화웨이의 선전은 프리미엄 부문 스마트폰 론칭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아너(Honor) 브랜드가 빠른 속도로 중가 부문에 확산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아너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에 최근 새롭게 정비된 폭넓은 제품군으로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전년대비 유럽에서 75%, 중동에서 67%, 인도에서 18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2분기 보다 1% 느는 데 그쳤다. 애플의 중국 내 판매량에는 크게 변화가 없었으나,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에서의 판매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인 인도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는데, 2분기 인도시장 점유율이 1%대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게 카운터포인트의 분석이다.
평균판매가격(ASP)은 애플이 가장 높았다. 화웨이의 ASP가 전년 동기보다 28%나 올라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점이 눈에 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오포 비보 화웨이와 같은 중국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부문에서 인공지능 듀얼카메라 등 최신 기능을 추가하면서 점차 고가 부문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이 예상보다 다소 부진한 반면 J시리즈와 A시리즈가 선전하며 1위를 지킬 수 있었다”며 “한편 삼성 2분기 ASP는 240달러 후반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일부 중국 업체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제품을 확대하며 ASP가 크게 상승하고 있지만 품질 면에서 아직 애플 및 삼성과 직접적 경쟁을 하기는 어렵다”며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주무기로 시장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과 애플도 가격 정책에 더 신경 써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