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식 오트 퀴진(파인다이닝)의 수준을 몇 단계 끌어 올려 ‘세기의 셰프’로 불려온 프랑스의 요리사 조엘 로부숑이 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73세.
일간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로부숑은 암 투병 끝에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숨을 거뒀다. 가난한 벽돌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가톨릭 사제를 꿈꾸며 신학교에 다니던 중, 동료 학생들에게 요리를 해 주다가 적성을 새로 발견하며 만 15세에 요리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방식의 요리 스타일로 명성을 얻은 그는 30세에 이미 파리 콩코르드 라파예트 호텔 주방에서 90명을 거느린 수석 요리사에 오르기도 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어 운영한 레스토랑들은 미식가들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분자 요리 등 다양하고 실험적인 현대 요리의 세계를 이끌었던 당대 최고의 요리사로 꼽히는데, 특히 세계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슐랭 가이드’의 별을 31개나 획득해 세계 최다 보유 기록을 갖고 있다.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세계에서 별을 가장 많이 받은 요리의 선구자 조엘 로부숑이 우리를 떠났다. 그의 솜씨는 프랑스식 미식을 가능케 한 예술이며, 다음 세대의 요리사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를 애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