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활동 종료
추후 거치 장소 결론 못 내려
미수습자 5명 수습도 미완
지난해 세월호 인양 후 출범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13개월 간의 활동에도 결국 참사 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해체됐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선조위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최종 기자회견에선 참사 원인에 대해 선체 내부 결함이 있었다는 ‘내인설’을 주장하는 위원 측(김창준 위원장, 김영모 부위원장, 김철승 위원)과 참사 당시 선체에 외력이 가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외력설’을 지지하는 위원 측(권영빈 제1소위원장, 이동권 위원, 장범선 위원)간 설전이 벌어졌다. ‘내인설’을 주장하는 측은 ▦출항 당시 복원성(배가 기울었다가 다시 회복되는 성질) 불량 ▦조타기 유압장치의 결함 ▦화물 고박 부실 ▦침수를 막아줄 수밀문과 맨홀 개방 등을 선체의 급선회와 침몰 원인으로 꼽았다. 이는 대법원 판결 당시 합동수사본부가 제기한 조타수의 조작 실수 가능성 대신 조타기 유압장치에 기계적 결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 내용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26분쯤 세월호가 맹골수도로 진입했을 때 유압장치가 기계적 결함으로 멈추면서 조타각이 조타수가 의도했던 5도보다 4배 더 큰 20도로 돌아갔고, 이에 따라 배가 오른쪽 방향으로 급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고박이 불량했던 화물들이 좌측으로 쏟아져, 배의 복원성을 더 악화시켰다는 게 위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외력설’을 지지하는 측은 400차례에 걸친 선체모형실험 결과, 외부의 힘이 가해지지 않고서는 세월호가 참사 당시와 같은 항적을 그리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월호의 복원성과 화물 고박 상태가 선체의 급선회와 침몰을 일으킬 정도로 ‘불량’은 아니라고 봤다. 권영빈 선조위 제1소위원장은 이날 “최근 선체 내부 핀안정기실(배의 흔들림을 경감시켜주는 장치가 있는 곳) 근처에서 외판이 손상된 흔적을 발견했다”며 새로운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달 말 선체 수색이 종료되는 세월호의 추후 거치 장소도 ‘미정’으로 남았다. 선조위는 세월호를 ▦원형 형태로 보존하되 ▦별도의 복합관을 만들고 ▦교육ㆍ추모ㆍ치유ㆍ기억ㆍ기록 등의 통합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작 세월호가 거치될 장소를 두고 후보지인 전남 목포시, 경기 안산시 대부도, 전남 진도군 서망해변 중 결론을 내지 못했다.
5명의 미수습자(단원고 남현철ㆍ박영인 학생과 양승진 교사, 일반인 승객 권재근ㆍ혁규 부자) 수습도 여전히 미완이다. 해수부는 폭염 등으로 작업이 지연돼 9월 초까지 수색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수색을 위해 선체를 절단하는 등 주요 사안에 대해 의사 결정을 내릴 위원회는 이날 활동이 종료됐기 때문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향후 주요 사안은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ㆍ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와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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