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일 EBS국제다큐영화제
33개국 72편을 TVㆍVODㆍ극장서
유명인 삶 다룬 ‘인물 다큐’ 많아
최악의 폭염으로 ‘집 밖은 위험하다’는 우스개가 나돌 정도다. 외출을 하지 않으면서 세계의 최신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는 축제 한마당이 안방에서 펼쳐진다. 올해 15번째를 맞은 EBS국제다큐영화제(EIDF)가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다. 33개국 72편의 다큐멘터리가 EBS 1TV에서 방영되며 극장에서도 동시 상영된다. 다큐멘터리 전용 주문형비디오(VOD) D-BOX에서도 만날 수 있다.
EIDF는 6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이은정 EDIF 집행위원장과 형건 사무국장, 김혜민 프로그래머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보다 많은 다큐멘터리들을 방송으로 시청하실 수 있도록 60여 시간을 편성했다”며 “모바일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EIDF는 유명인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많다. 개막작부터가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담은 다큐멘터리 ‘비비안 웨스트우드: 펑크, 아이콘, 액티비스트’다. 자신만의 스타일과 목소리로 유리천장을 깨고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웨스트우드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형 사무국장은 “웨스트우드가 사회에 어떤 목소리를 내왔고, 편견을 어떻게 극복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현재 우리 사회와도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저명한 영국 영장류 학자 제인 구달을 새롭게 인터뷰한 영상 등이 담긴 ‘제인’, ‘비밀의 화원’과 ‘소공녀’ 등의 삽화를 그린 동화작가 타샤 튜더를 다룬 ‘타샤 튜더’, 스웨덴의 축구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삶을 기록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비밀’, 러시아 리듬체조선수 리타 마문을 통해 러시아의 선수 훈련 시스템의 문제를 짚은 ‘한계상황’ 등이 눈에 띈다.
올해 11편이 초청된 경쟁부문 ‘페스티벌 초이스’의 키워드 역시 ‘인물’이다.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의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멀리 개 짖는 소리가 들리고’, 중국 시골마을 교사 출신 무당을 담은 ‘불멸의 샤먼’, 정년퇴임을 앞둔 한국의 무용가를 다룬 ‘구르는 돌처럼’, 아르헨티나의 군인 이야기 ‘솔져’ 등이 경쟁을 펼친다. 대상에는 상금 1만2,000달러와 상패가 주어진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문제를 파헤치는 한국 다큐멘터리들이 눈에 띄지 않는 건 아쉽다. ‘한국 다큐멘터리 파노라마’ 부문이 있지만 이미 개봉한 ‘B급 며느리’ 등 4편뿐이다. 형 사무국장은 “EIDF에 참가하려면 TV로 방송이 된다는 점인데, 한국 작품들은 저작권 등에 민감한 편이다. 특히 최근에는 VOD 서비스까지 제공해서 더 부담이 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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