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데이터ON 가입자 100만명
SKT, LG유플러스도 빠르게 늘어
올해 초부터 이동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출시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로 인해 소비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늘고 있다. 요금제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올해 들어 반년간 발생한 4세대(G) 통신 LTE 트래픽이 지난해 전체 트래픽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정도다.
KT는 5월 말 출시한 ‘데이터ON’ 요금제가 두 달 만에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고 6일 밝혔다. 한 달 만에 50만명이 더 늘어난 수치다.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데이터 사용량도 늘고 있다. 데이터ON 요금제는 고객 데이터 이용 패턴을 기반으로 톡ㆍ비디오ㆍ프리미엄 3종으로 구성되는데, 톡 요금제의 경우 기존 동일 가격대 대비 데이터 사용량이 88%까지 늘어났다. 비디오 및 프리미엄 요금 가입자의 경우 이전 요금제 대비 영상과 음악 콘텐츠 사용량이 30%가량 증가했다.
다른 통신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의 T플랜은 지난달 18일 출시된 뒤 일주일 만에 가입자가 30만명을 넘어섰으며, 가입자 일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이전 대비 60%가량 증가했다. 올해 2월 가장 먼저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던 LG유플러스에서는 정확한 가입자 숫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8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고객 비중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배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2016년 3월 20% 수준에 불과했던 3사 통합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비율은 올해 2분기 32%까지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ㆍ2분기 가입자만 123만명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단말기를 교체하는 소비자들 10명 중 7명은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는 추세”라며 “데이터 사용 패턴이 변하면서 점점 더 많은 고객이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소비자들의 ‘본전을 뽑으려는’ 심리와 맞물려 데이터 트래픽을 급격하게 높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6월 기준 무제한 LTE 요금제 가입자당 월평균 트래픽은 19.8GB를 기록했다. 전체 가입자 사용 데이터 평균(7.6GB)의 2.5배, 일반 요금제 가입자 사용 평균(1.9GB)의 10배에 달한다. 특히 무제한 요금제가 출시된 올해 들어 트래픽 증가 폭이 훨씬 커졌는데, 지난해 1년 동안 평균 트래픽 사용량이 0.7GB 증가한 것에 비해 올해는 반년 만에 2GB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트래픽 상승으로 LTE 통신망이 조기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내년 5G 상용화를 앞둔 통신업계로서는 이용자들의 데이터 소비 체질을 바꿀 수 있어 반갑다. 5G는 LTE보다 20배 이상 빠르고 초저지연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동영상 시청 등을 통해 데이터를 많이 사용할수록 5G로 전환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과거 3G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이 앞장서 LTE 요금제로 이동했던 것처럼, LTE 무제한 요금제 사용자들도 5G 필요성을 가장 먼저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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