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과 연결되는 해저터널을 뚫어 고속철을 운행하는 방안을 최종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이 현실화하면 세계 최장 해저터널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중국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이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 갈등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수년간의 논의 끝에 2030년까지 중국 남동부 푸젠(福建)성 핑탄(平潭)현과 대만 항구도시 신추(新竹)를 연결하는 길이 135㎞의 해저터널을 건설하기로 했다. 중국은 해저터널 안에 시속 250㎞의 고속철이 통과할 수 있는 철도를 만들 계획이다. 해저터널 연구에 참여한 한 과학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21세기 세계 최고의 건축학적 공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터널이 완성되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인 영국~프랑스를 잇는 유로터널(37.9㎞)의 3.6배에 달하는 세계 최장 터널이 된다. 유로터널은 6년에 걸쳐 120억유로(약 15조6,00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완공됐고, 20세기 건축물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세계적인 명물이 됐다. 중국 과학자들은 해저터널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터널 중간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대만 해저터널은 또 동시에 3개의 터널이 건설돼 2개의 메인 터널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고속철도가 깔리고 중간 작은 터널에는 전기ㆍ통신설비 등이 설치될 계획이다.
중국은 1949년 대만과 분열된 이후부터 본토와 대만을 잇는 해저터널 건설을 구상해왔고, 2005년엔 베이징(北京)~타이베이(台北) 간 고속도로 건설 문제를 공론화했다. 특히 2016년 제13차 경제ㆍ사회개발 5개년 규약을 확정하면서 중국~대만 해저터널 사업을 포함시키면서 논의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터널 건설이 조기에 가시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양안관계가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대만 내 반대여론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베이징교통대 교수는 “대만의 동의 없이 해저터널 공사가 시작된다면 대만 내 반중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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