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중인 식당 문화재 등록 이례적
1930~1960년대 건물 7건도 등록
영화 ‘타짜’(2006)와 ‘남자가 사랑할 때’(2014) 촬영지로 유명한 전북 군산 중국집 빈해원이 문화재가 된다. 영업 중인 음식점이 문화재가 되기는 매우 드문 경우다.
문화재청은 빈해원을 포함해 1930~60년대 지어진 건물 7건을 문화재로 등록하고, 1908년 건립된 구 군산세관 본관을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6일 밝혔다.
물짜장으로 유명한 빈해원은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 음식점이다. 화교 왕근석씨가 군산 원도심인 장미동에서 1950년대 창업한 후 1965년 현재 건물로 옮겨왔고 1970년대 증축했다. 철근 콘크리트와 벽돌로 쌓은 2층 건물로 개방된 느낌이 강한 내부 구조가 특징이다. 특유의 개방감 때문에 ‘남자가 사랑할 때’ 촬영 당시에서는 불법 도박장으로 꾸며졌다. 보존 상태가 나쁘지 않고 군산 생활사를 보여주는 곳이라 문화재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업 중인 식당이 문화재로 등록되기는 일제강점기 때 건립된 전북 고창 조양식당을 제외하면 사례가 거의 없다.
구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청 관사와 군산 구 남조선전기주식회사, 구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도 문화재로 등록됐다. 이번에 등록문화재가 된 건물 7곳 중 4곳이 군산에 있다. 군산 지역 이외 신규 등록문화재는 칠곡 왜관성당,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구 본관, 파주 구 교하면 사무소다.
사적 제 545호로 지정된 장미동 구 군산세관 본관은 개항초기 국내 도입된 서양식 건축기법을 잘 보여주는 건물이다. 1908년 건립돼 옛 서울역사와 한국은행 본관보다 더 오래됐다. 건립 당시 감시계 청사와 감시 망루 등이 있었으나 현재는 본관과 창고만 남았고, 관세청 호남관세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날 국내 최초 국정 미술교과서 '도화임본'(圖畵臨本)과 한옥 성당 경남 통영 황리공소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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