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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접목한 표적 마케팅’ 진화하는 미국 선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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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접목한 표적 마케팅’ 진화하는 미국 선거전

입력
2018.09.05 17:29
수정
2018.09.05 20: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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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ㆍ공화 모두 IT 컨설팅 운용

유권자 성향 개인 단위로 분류

부동층에 감성적 메시지 발송

당내 경선서 신인들 약진 이끌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1월 중간선거를 두 달 남기고, 정보기술(IT) 혁명이 미국 정치판의 선거 전략 기획ㆍ실행 및 선거자금 모금 행태를 근본적으로 뒤바꾸고 있다. 유권자 개개인 성향을 정밀 분석해 극단적인 ‘표적 마케팅’을 실현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유권자 성향을 개인 단위로 분류해 ‘골수 지지’ 층에서는 선거자금을 최대한 끌어내고, 부동층(浮動層)에는 차별화한 감성적 메시지를 쏟아 붓는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과학기술분석 잡지 ‘MIT 테크놀러지 리뷰’는 4일 IT 혁명 이후 최근 10년 간 미국 선거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8년 대선에서 당시 갓 등장한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버락 오바마 캠프가 선보였던 ‘개별 유권자 맞춤형’ 선거운동이 2018년에는 맞춤형 문자전송 및 기부금 모금 등까지 영역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IT 선거운동’을 전담하는 컨설팅 업체를 운용 중인데, 수백만 명에 달하는 기부자 명단을 AI로 분석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 선거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또 SNS 검색을 통해 여론 동향을 살피거나, 개별 지지자 성향을 파악해 캠프와 후보자가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내보낸다.

맞춤형 선거 운동의 또 다른 사례는 이른바 P2P(peer-to-peer) 문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P2P 문자의 강점은 친근함이다. 연방 의원이나 주지사 후보자가 개별 이름을 일대일로 호명하고 생일이나 가족관계 등 사적인 얘기를 꺼내며 지지를 호소한다. 유권자로서는 후보로부터 직접 친서를 받은 느낌이 들도록 연출하는 것이다. 유세 현장에서 후보자가 일일이 악수를 건네듯, 대면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가성비 높은 P2P 문자 선거운동은 이미 그 효과를 입증했다. 올해 치러진 주요 정당의 당내 경선에서 돈 없는 정치 신인들이 전통적 선거운동에 집착한 기존 정치인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지난 6월 뉴욕 주 민주당 연방하원의원 예비선거에서 당내 중진 조 크로울리 하원의원을 꺾었던 시민활동가 출신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등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후보자들 다수가 P2P 문자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실제 P2P 문자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드백은 높은 편이다. 일단 메시지가 도달하는 비율이 과거 방식과 비교가 안 된다. TV 정치광고는 채널을 돌려버리면 그만이고 이메일 역시 스팸메일로 분류되면 빛을 보지 못하지만, 휴대폰 문자의 경우 98%의 사람들이 5분 안에 내용을 체크한다는 통계가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P2P 문자의 경우 우편물만 받은 유권자들보다 기부하는 비율이 8% 높았고, 투표장에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공화당 디지털 선거 전략 담당자였던 제리 랜싱은 “문자 메시지는 더 인간적이고 정치 참여율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MIT 테코놀러지 리뷰’는 미국 선거운동의 IT 혁명이 시간이 갈수록 거세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권자의 정치성향과 위치정보, 실시간 일정을 접목시켜 2020년 대선에서는 후보에게 유리한 유권자에게는 선거 당일 실시간으로 투표를 독려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표적 유권자가 투표장이나 선거 유세 현장 근처에서 포착될 경우 유권자 휴대폰에 후보자를 알리는 광고 메시지를 즉각 발송해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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