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자연휴양림 산책하고
‘소년이 온다’, ‘국수’ 등 독서도
공식 여름휴가를 마치고 4일 업무에 복귀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정책ㆍ경제활성화ㆍ내각개편이라는 ‘3대 난제’ 해결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경제난으로 이어지고,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데다가, 국정운영의 동력을 위해 개각 필요성이 대두되면서다.
청와대는 3일 “문 대통령이 휴가 기간 계룡대 인근의 군 시설을 시찰하며 군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김정숙 여사와 대전의 장태산 자연휴양림을 산책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휴가 기간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 김성동의 ‘국수’, 재미언론인 진천규의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등을 읽었다고 청와대는 소개했다.
청와대는 앞서 “대통령이 순수하게 휴가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문 대통령은 국정 현안 해결을 위한 청사진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 중인 3일 오후 기무사 재편성과 기무사령관 교체를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과 종전선언 논의를 풀기 위해 어떤 해결책을 가져왔는지가 관심이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있어야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미국의 종전선언 이후 비핵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이 가을 평양에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8월로 앞당기면서 본격적인 중재자 역할에 나설지 주목된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반발,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일자리 상황도 문 대통령이 봉착한 난제다. 문 대통령이 수차례 “올해 말에는 체감할 수 있는 민생ㆍ경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던 만큼 휴가 복귀 후 본격적인 혁신성장, 규제개혁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2기 내각도 과제로 남아있다. 최근 계엄령 문건 보고 과정에서 논란을 야기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야당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하는 ‘협치 내각’ 구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개각 폭이 중폭 이상으로 확대된 분위기다. 하지만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의 환경부 장관 입각설에 야당이 “의원 빼가기” “간보기”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인선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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