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장관 추후 경질 가능성 배제 못해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하극상’ 논란을 야기한 이석구 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하면서 송 장관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장은 송 장관의 판정승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추후 경질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이 기무사령관을 교체한 것은 기무사 인적 쇄신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게 대체적 해석이다. 하지만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보고 경위를 두고 이 사령관과 진실 공방을 벌인 송 장관에 대해선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아, 송 장관의 재신임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문 대통령이 신임 기무사령관으로 임명한 남영신 육군특전사령관도 송 장관의 추천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기무사 재창설을 지시하면서 “국방부 장관과 새로운 기무사령관은 기무사 댓글공작 사건, 세월호 민간인 사찰, 그리고 계엄령 문건 작성 등 불법행위 관련자를 원대복귀시키도록 하라”고 밝힌 부분도 의미심장하다. 기무사 개혁의 주체로 송 장관을 직접 언급한 것이 유임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때 송 장관의 경질설이 돌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송 장관을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이유로 유임설도 조금씩 부상하고 있었다. 국방부가 이날 “송 장관이 오는 5일부터 10일까지 터키와 인도를 공식 방문한다”고 발표한 것도 송 장관이 경질설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다만 청와대는 송 장관의 유임설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무사령관 교체가 송 장관의 유임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 “대통령이 휴가 중이고, 송 장관도 해외 출장으로 알고 있다” 등으로 답을 피했다. 청와대가 주요 인사의 경질설에 통상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극 부인했던 관례에 비춰 이례적으로 소극적인 대응이다.
이에 하급자인 이석구 기무사령관을 먼저 경질한 뒤 송 장관을 추가 경질하는 ‘명예로운 퇴진’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아직까지 청와대는 공식 입장은 “기무사 문건 관련 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인사는 대통령 고유권한이어서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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