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도 “야권 분열 노린 공작 정치”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청와대가 협치 내각 1호 카드로 바른미래당 소속 박선숙 의원을 환경부 장관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간보기 정치”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장관 자리를 제안하고 싶다면 대통령이나 비서실장, 정무수석이 당 지도부에 정식으로 요청할 문제지 언론을 통한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관 자리를 하나도 주지 않더라도 우리는 협치할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안보, 외교 할 것 없이 최악의 상황에서 대통령과 정부ㆍ여당이 야당에 진정으로 손을 내미는 게 아니라 마치 장난을 하듯이 한 쪽에서는 한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부정하고 있다”며 “이런 간보기 정치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힐난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불쾌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치 내각은 여야가 국정 운영을 함께 하겠다는 건데, 지금 문재인 정권에서 협치 내각을 들고 나온 것은 장관 자리 한두 자리 갖고 야권 분열을 책동하는 공작 정치의 일환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선숙 의원에게 장관 자리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의 강한 반발을 염두에 둔 듯 이날 페이스북에서 “(협치 내각 논의의) 시작은 좋은 인재 등용의 확대였다”며 “걱정하는 것처럼 당 대 당 통합을 위한 사전조치도 아니고 당의 동의 없이 무원칙하게 결정될 사안이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홍 원내대표는 나아가 “(협치 내각은) 보다 정무적으로 정교하게 모두가 납득하는 범위에서 논의가 되어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 겸 대변인을 역임하고 참여정부에서 환경부 차관을 지낸 박 의원은 여권 성향이 강한 인사로 꼽힌다.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해 바른미래당 창당 이후 나홀로 행보를 하고 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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