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30일 치러진 짐바브웨 대선 결과를 발표하고 에머슨 음난가그와 현 짐바브웨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했다. 야당의 넬슨 차미사 후보는 가짜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현지시간) 선거관리위원회는 집권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이 지지한 음난가그와 대통령이 50.8%를 득표해 민주변혁운동(MDC) 대표인 차미사 후보(44.3%)를 제치고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의 득표율이 과반수로 집계됐기 때문에 9월 2차 선거 없이 재집권이 확정됐다.
선거 결과가 발표됐지만, 음난가그와 대통령이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둔 데다 이미 야권에서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온 상황이라 정치적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고맙다 짐바브웨! 나는 짐바브웨 새 시대의 대통령이 된 것을 영광스럽게 여긴다”라고 밝혔다. 반면 MDC의 모건 코미치 대변인은 “발표된 선거 결과는 우리가 인증하지 않은 것이고 결과는 가짜”라며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짐바브웨는 37년간 집권한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쿠데타로 물러난 이후 지난 30일 처음으로 대선과 총선을 치렀다. 선거일 당일은 평화로웠지만, 개표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1일에는 수도 하라레에 대규모 항의 시위가 발생했다. 군이 하라레에 배치됐고 이들의 진압으로 지금까지 총 6명이 숨졌다고 짐바브웨 경찰이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국제인권단체는 과도한 군 동원에 우려를 표시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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