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부터 행복경영대학 운영
직원들에 5년마다 한달씩 휴가
‘행복 경영 전도사’로 더 명성
#경영지식 온라인 강좌로 출발
인문학ㆍ미래지식 등 잇단 히트
퇴직자ㆍ中企 매칭사업도 호조
#행복 경영 입소문에 인재 몰려
매출 500억 돌파ㆍ일자리 으뜸상
“평생교육 통해 더 나은 인생 꿈”
평생교육 전문기업을 모토로 지난 1999년 문을 연 ‘휴넷’ 창업자 조영탁(54) 대표는 국내 교육산업계는 물론 중소기업계에서도 ‘행복 경영 전도사’로 더 유명하다.
조 대표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행복하다’는 내용을 교육하는 ‘행복경영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은 지난 2016년 문을 연 이래 모두 160여명의 행복경영 CEO를 배출했다.
조 대표는 “대다수 기업이 이윤 추구에만 매달리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회사의 영속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이 만족하고 이는 주주와 회사도 자연스레 행복해지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휴넷 정관에 ‘행복 경영’을 명기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우선 전 직원에게 5년에 한 번씩 한 달간의 유급휴가를 주고, 평상시에도 자신의 휴가 일수 이내라면 제한 없이 휴가를 쓰도록 하고 있다. 또 직원이 보고 싶은 책을 언제든 살 수 있게 회사 연간 도서 구입비를 2,000만원으로 책정해 놓고, 직원들의 해외 견문을 넓혀주기 위해 매년 해외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연 매출 350억원의 중소기업이지만 행복 경영을 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지면서 꾸준히 인재가 몰리고 있다. 중소기업계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인 직원 이직률도 현저히 내려갔다. 휴넷은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워라밸 우수기업’ ‘노사문화 우수기업’ 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상도 받았다.
조 대표는 “행복 경영으로 우수 인재가 몰리고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올라가면서 회사 매출이 올해는 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1,000명 이상의 행복경영 CEO를 배출해 중소기업계는 물론 우리나라 산업계에 새로운 경영 모델을 정착시키고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1988년 금호그룹에 입사한 후 특진을 거듭해 불과 7년 만에 차장으로 승진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보통의 경우보다 두 배 빠른 승진 속도였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3대 고시 중 하나인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공부할 시간이 나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회사로 출근해 8시까지 2년간 꾸준히 공부했더니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직장 상사나 동기, 부하 직원 중 그의 임원 승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1999년 직장을 갑자기 그만두고 교육 기업 휴넷을 창업했다.
조 대표는 “회사의 중요 경영사항에 대해 몇 차례 의견을 냈는데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아 회사 생활에 흥미가 떨어졌다”며 “당시 2000년을 앞두고 정보통신(IT)과 교육산업이 크게 발전할 거라는 전망도 창업 전선에 뛰어든 이유”라고 말했다.
조 대표가 설립한 휴넷은 직장인에게 필요한 실용적인 경영지식을 온라인과 모바일 등으로 제공하는 회사다. 그는 “회사에 다니면서 경영지식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을 여러 번 느꼈다”며 “그러나 시간과 비용 문제 등으로 다수 직장인은 배우기를 포기하고 주먹구구식으로 회사 생활에 또 임하는 게 안타까워 온라인 교육을 창업 아이템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회사 문을 연 뒤 재무와 회계, 인사, 기획 등 회사 경영에 필요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온라인 강좌를 개설했다. 과목당 많게는 수십만원씩 수강 비용이 필요했지만 단기간에 직장인 수백명이 수강 신청을 할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조 대표는 “배움에 대한 직장인들의 욕구가 높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후 ‘도전 문사철 100클럽’ 등의 인문학 강의와 ‘퓨처 스마트 북클럽’ 같은 미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강의도 개설해 연달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최근 다양한 경험을 쌓은 퇴직자와 일손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연결해 주는 인재 매칭 플랫폼 사업인 ‘탤런트뱅크’도 새롭게 시작했다. 조 대표는 “매년 30대 그룹에서 퇴직하는 임원급만 1,000명 이상인데, 이들의 노하우와 경험들이 퇴직과 함께 사라지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라며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1년 반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달 사업을 막 시작했지만 반응은 시니어 전문가와 중소기업 양쪽에서 모두 뜨거웠다. 대기업에서 퇴직한 임원들은 보수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고 싶어했고, 중소기업은 전문가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달 정도밖에 안 지났지만 약 50건의 인재 매칭이 성사됐다.
조 대표는 “온라인 강좌든 인재 매칭이든 누구든 휴넷을 만나 더 나은 인생을 그릴 수 있게 되는 게 나의 영원한 꿈”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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