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가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북한 대표단이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입국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북측 대표단 숙소인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는 아침부터 일본 공영 NHK방송을 비롯 일본과 한국 매체 소속 2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1일 오전 선발대로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창민 북한 국제기구국장이 호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같은 날 오후 한 차례 모습을 드러낸 것 외에는 취재진과 어떠한 접촉도 하지 않고 있다. 김 국장은 입국 당시에도 싱가포르 창이공항 VIP 전용 통로를 이용해 빠져나가 취재진을 따돌린 것으로 파악된다.
호텔에서 한국 취재진과 마주친 강명철 북측 대표단 수행원도 이번 ARF에서 남북 외교장관 회담의 개최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현재는 할말이 없다”며 일절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호텔 밖에 대기하고 있던 북한 대사관 차량을 타고 떠났지만 행선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강명철은 지난달 31일 베이징 서두우 공항에서 김창민 국장을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주싱가포르 북한 대사관 관계자도 이날 남북ㆍ북미 양자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답변할 내용이 없다” “회의장(엑스포 컨벤션센터)에 가서 알아보라”는 말만 반복하고 모습을 감췄다.
북측 관계자들이 이처럼 말을 아끼는 데는 아직 리 외무상이 도착하지 않은 데다 양자회담 등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아세안 회원국 포함 5~6개국에 양자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1시 35분 평양발 고려항공편으로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3일 오전 6시 30분쯤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관측된다.
싱가포르=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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