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경쟁도 서서히 가열되기 시작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특히 2020년 21대 총선의 공천권을 가진 대표를 뽑는다는 점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자전타천 거론되는 후보만 10여명에 이를 정도다.
2일 하태경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2020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을 제1야당으로 만드는 일에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현재까지 바른정당 출신 의원으로 당권을 도전한 후보는 하 의원이 처음이다. 하 의원은 “바른미래당 창당을 주도했던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면서 “2020년 제1야당 등극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바른미래당의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 의원은 현안인 당 정체성과 야권 통합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했다. 당의 정체성과 직결된 안보 노선에 관련해서는 “‘대화가 우선이냐, 제재가 우선이냐’ 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겠다”면서 “‘원칙 있는 평화노선’으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야권 통합에 대해서도 “망해가는 집안들끼리 힘을 합쳐본들 성공할 리가 없다”며 “호박에 줄을 긋는 눈속임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밭을 갈아엎는 대혁신으로 야권의 판갈이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을 포함해 현재까지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는 장성민 전 의원, 이수봉 전 인선시당위원장, 장성철 전 제주도당위원장 등 모두 4명이다. 이준석 전 서울 노원병지역위원장, 박주원 전 경기도당위원장 등의 출마 선언도 임박한 상황이다. 그러나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당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라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출마 쪽으로 기운 손학규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대한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하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손 전 위원장 출마에 대해 “저한테 돗자리를 깔아주는 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바른미래당은 11일 예비경선을 열어 본선에 오를 후보 6명을 선출하기로 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