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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악 폭염과 불황 속에 서민 고통 가중시키는 생활물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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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악 폭염과 불황 속에 서민 고통 가중시키는 생활물가 급등

입력
2018.08.02 19: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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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폭염에 농산물 작황이 나빠져 채소 고기 과일 등 생활물가가 치솟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올라 10개월째 1%대의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시금치(50.1%) 열무(42.1%) 배추(39.0%) 등 채소류 가격은 크게 뛰었다. 축산물 값도 3.3% 올라 1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더위에 민감한 돼지 등 가축들의 폐사가 속출한 탓이다. 우유 가격도 심상치 않다. 국내에는 더위에 약한 홀스타인 품종 젖소가 많아 원유 공급량이 감소한데다 사료비가 치솟은 영향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4주째 상승하면서 수입물가와 생활서비스 요금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3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고 올해 상반기 외식물가 또한 전년에 비해 2.7%나 올랐다. 지방선거가 끝나자 그간 억제돼 온 택시 버스 상하수도 등 공공요금도 인상될 조짐이다. 이미 7월 도시가스 요금이 3.9% 올랐고 서울 인천 광주 대전 등은 택시요금 인상을 위한 용역 검토를 끝내고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민 체감물가는 정부 발표와 큰 괴리가 있다. 실제 글로벌 금융기업 UBS가 최근 발표한 물가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의 식품물가는 ‘살인적인 물가’로 유명한 스위스 제네바와 취리히에 이어 세계 3위로 조사됐다. 서민들의 물가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당장 뾰족한 해법을 내놓기도 어렵다. 정부가 비축물량을 풀고는 있지만 농축산물의 성격상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폭염으로 채소류와 가축의 생육 환경이 악화하면 그 여파가 한 달 이상 미칠 수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올 추석 물가도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불경기에 식자재 가격까지 치솟으면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생활물가 폭등에 신음하는 서민 가계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폭염에 따른 농축산물 수급 불안이 빨리 해소될 수 있도록 긴급 수입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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