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유해 55구 하와이 히캄 기지 안착
봉환식 참석한 펜스 부통령 “평화를 위한 노력 진전…아직은 시작”
트럼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봉환식”
폼페이오 “김정은 위원장 약속 이행”
백악관, 한국전 전사자 유족 사연 소개
북한으로부터 인도 받은 미군 유해 55구가 한국전쟁이 끝난 지 65년 만에 마침내 고국 땅을 밟았다. 유해 송환은 6ㆍ12 북미 정상회담 합의 사안으로서 북미 관계 개선과 북한 비핵화를 향한 첫 단추를 꿴 것으로 평가된다.
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진주만 히캄 공군기지에서 열린 유해 봉환식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일부는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부르지만, 이 영웅들이 결코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이 오늘 입증됐다”며 “오늘 우리의 소년들이 집으로 돌아왔다”며 감격해 했다. 그는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서 구체적인 진전을 보고 있지만, 아직은 시작이다”며 “우리의 스러진 모든 영웅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우리의 노력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 연설 후 미군 대형 수송기 C-17 글로버마스터 두 대로 히캄 기지에 이송된 미군 유해는 성조기로 덮인 금속관에 실려 수송기에서 내렸다. 펜스 부통령이 가슴에 손을 올리고 지켜보는 가운데 해병대, 해군, 육군, 공군 등 미군 각 군을 대표하는 병사 1명씩 4인 1조로 금속관을 하나씩 운반했으며 행사에 참석한 유족 일부는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미국 땅을 밟은 유해는 DNA 검사 등 신원확인 작업을 거친 후에 유족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믿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유해 봉환식이었다”며 “참으로 훌륭한 헌사를 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미군 유해 송환 사실을 전하며 “우리는 이 영웅들과 가족들에게 큰 빚을 졌다”며 “그들의 희생은 잊혀지지 않았다”고 적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의 일부를 이행하고 있다”며 강조했다.
이날 봉환식에 어린 시절 부친을 한국전에서 잃은 유족 2명을 부통령 전용기에 동승시키는 등 트럼프 정부는 한국전 전사자 유족들의 사연도 부각시켰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들 용사의 가족은 사랑하는 이가 집으로 돌아오길 60년도 넘게 기다렸다”며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도착한 편지 두 통을 소개했다. 해군 125함대에 배치돼 대북 공격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전사한 존 C. 맥 킬 중령의 조카 더그는 편지에서 대공황기에 성장해서 나라를 위해 복무한 자신의 삼촌이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었는지를 적었다. 펜실베이니아 주에 거주하는 매리언은 편지에서 한국전에서 실종된 삼촌 앤드루 보이어 하사의 사연을 전했다. 매리언은 삼촌의 헌신을 잊지 않기 위해 거실에 사진을 걸어놓고 있다고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들은 수천 명의 자랑스럽고 애국적인 미국인 가정을 대표해 보여준다”며 “대통령은 그들을 위해 헌신할 것이고 그들이 애타는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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