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이겨야 한다” 부담 벗어나
남북 ‘하나의 경제권’ TF 추진
“고작 100일 만에 놀라운 변화
국민 인식 달라진 것도 큰 성과”

“이제는 남북 회담ㆍ교류에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난 것 같아요. 협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고 해야 할까요.”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판문점선언 이후 약 3개월 동안 남북 당국 간 교류에서 어떤 것이 달라졌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남북이 판문점선언이라는 확고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고, 특히 남북 정상 간 ‘이행을 위해 노력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게 그가 내린 분석이다.
그는 남북 교류ㆍ협력 정책 수립 및 지원 담당 국장으로 이러한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다는 구상을 담은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기획ㆍ추진하는 통일부 내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선언에 합의한 지 3개월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남북관계 주무부처 책임자가 평가를 내리는 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래도 그는 “남북이 차질 없이 (판문점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 결과 꾸준히 진전되고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매겼다.

여력 부족 등의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일도 없지 않다. 6ㆍ15 민족공동행사 무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그는 “단 1건의 인적 교류나 당국 회담이 없던 지난 1~2년 상황을 돌이켜 보면, 판문점선언 이후 고작 100일 만에 다방면의 교류와 대화가 이뤄지고, 한반도 긴장이 현저히 누그러진 현 상황은 놀라운 변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인식이 변한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판문점선언을 계기로 남북이 서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이 ‘진짜 뭐가 되고 있구나’, ‘계속 되겠구나’, ‘교류ㆍ협력이 이래서 필요한 것이구나’라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관심만큼이나 책임감도 커졌다. 이 국장은 “지난 20여 년간의 남북관계 부침, 그리고 최근 남북 간 교류 과정을 보며 국민들 사이에 ‘이제는 남북관계가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판문점선언 이행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높지만, ‘좀 더 잘하라’는 요구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정부로서는 판문점선언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동시에, 남북관계 발전의 성과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국민 응원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다시 발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신은별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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