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2지구 갯벌에서 대규모로 발견
인천녹색연합 “개발계획 백지화해야”

매립과 개발사업이 예정된 인천 영종도 동쪽 갯벌에서 멸종 위기종인 ‘흰발농게’가 발견됐다. 환경단체는 사업 중단과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달 29일 영종2지구 개발계획지에서 생물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흰발농게가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조사에서 확인한 개체 수만 수백마리”라고 1일 밝혔다.
환경부가 2012년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해양수산부가 2016년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한 흰발농게는 너비가 2, 3㎝ 정도로 작지만 수컷은 제 몸집만한 흰색 집게발을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모래가 섞인 갯벌 상부에 사는 흰발농게는 서식 조건이 까다롭고, 해안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영종도 갯벌에는 흰발농게 외에도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두루미 등 멸종위기 조류들이 서식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영종도 동쪽과 준설토투기장 사이 갯벌 393만4,564㎡를 매립한 뒤 주거와 상업, 산업 기능을 갖춘 친환경 복합도시를 조성하는 영종2지구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천경제청은 2021년 부지 공사를 시작해 2031년 조성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1조981억원으로 추산됐다.

인천녹색연합은 영종도 갯벌을 매립하면 흰발농게 서식지뿐만 아니라 강화도와 영종도 남쪽 등 다른 갯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영종2지구 개발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고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영종도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이 사업성 결여 등으로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갯벌을 매립하면서까지 추가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악순환만 반복시킬 뿐”이라며 “인천경제청이 4월 작성한 ‘영종2지구 개발계획수립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어디에도 흰발농게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개발계획지 일대 생물서식현황을 면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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