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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유해 55구 송환식 후 하와이로… 북한 향한 당근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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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유해 55구 송환식 후 하와이로… 북한 향한 당근은 아직

입력
2018.08.01 17:09
수정
2018.08.01 21: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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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에

거리 두고 제제 구멍 단속

자국 내에선 대북 성과 홍보

비핵화 협상과 분리 대응

지난달 27일 한 미군 병사가 북한으로부터 넘겨 받은 미군 전사자 유해를 오산 미군기지로 이송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한 미군 병사가 북한으로부터 넘겨 받은 미군 전사자 유해를 오산 미군기지로 이송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군 유해 송환으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됐던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에 거리를 두면서 국제 무대에서 대북 제재의 누수를 막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유해 송환을 자국 내에선 대북 성과로 홍보하되, 북한에는 유해 송환으로 비핵화 문제를 덮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셈이다.

유엔군사령부는 1일 오산 미군 기지에서 북한으로부터 넘겨 받은 한국전 전사자 유해 55구를 하와이의 히캄 공군기지로 보내는 송환식을 가졌다. 히캄 기지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유해를 맞는다. 6ㆍ25 전쟁 참전 미군 전사자의 유해가 60여년만에 고국 땅을 밟는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부여하는 의미는 각별하다.

하지만 미국이 유해 송환의 대가로 북한에 내놓은 ‘당근’은 아직까지 전혀 없다. 북한이 연일 압박하고, 문재인 정부 역시 비핵화 협상 촉매제로 종전선언을 주문하는 흐름이지만 미국 반응은 싸늘하다. 트럼프 정부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종전선언이 이뤄질 경우 제재 구멍을 키우고 대북 압박의 지렛대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종전 선언에 대한 트럼프 정부 내 입장도 다소 엇갈려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는 당근 대신 오히려 대북 제재의 구멍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며 고삐를 더욱 죄는 모습이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의 일부를 이행하고 있다고 본다”며 유해 송환에 환영 의사를 표시하면서도 “대북 제재는 확고하게 유지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3,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아세안(ASEAN) 국가를 상대로 대북 제재 이행을 강조할 것이란 게 국무부의 설명이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에 정제유가 불법 유입되는 점을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ARF 회의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북미간 외교 장관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양측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관계자는 “(북미 외무장관) 회담이 가능할 수 있지만, 사전에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북미간 팽팽한 입장 차로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지만 전혀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진전에 강한 열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화보다 좋은 것은 없다”며 대북 성과를 강조했다. 전날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활동이 계속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강경파들의 정보 유출일 수 있다는 일부 시각도 나온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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