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선동열호’에 승선하지 못한 이들의 야구는 계속된다. 오히려 최종 명단 발표(6월11일) 이후 분풀이라도 하듯이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다.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아쉽게 탈락한 선수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이는 넥센의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선 최원태(21)다. 1일 현재 13승으로 다승 부문 공동 2위에 올랐고, 국내 투수 중엔 최다승이다.
공교롭게도 최원태는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뒤 눈부신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발표 이후 9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1패 평균자책점 3.83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예비 명단을 포함해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챙겼고, 평균자책점은 SK 박종훈(2.58) 다음으로 낮다. 엔트리 발표 전까지 그는 12경기에서 6승6패 평균자책점 4.27에 그쳤다.
포심패스트볼 대신 투심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던지는 최원태의 구속은 시속 140㎞ 초반대로 빠르지 않지만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를 고루 섞어 던질 줄 아는 투수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투수라면 스피드와 삼진 욕심을 버리는 게 쉽지 않은데, 최원태는 맞혀 잡는 투구를 터득했다”고 칭찬했다.
불펜 투수 중엔 NC 이민호(25)가 반전을 이뤄냈다. 엔트리 발표 전 21경기에서 1승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했지만 발표 이후 17경기에서 3승 9세이브 평균자책점 2.37로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 시즌까지 선발과 중간을 오갔던 이민호는 이번 시즌 마무리 임창민의 부상 이탈로 소방수 역할을 대신 맡아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두산 2루수 오재원(33)은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타격감이 뜨겁다. 6월11일 이후 37경기에서 타율 0.393 8홈런 31타점(엔트리 발표 전 57경기 타율 0.311 4홈런 29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대표팀에 승선한 팀 동료 외야수 김재환(0.413 11홈런 35타점)과 함께 막강한 화력을 뽐냈다. 두산 3루수 허경민(28) 또한 38경기에서 타율 0.337 5홈런 27타점으로 활약했다. 오재원과 허경민은 내야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맡을 수 있어 활용도도 높다.
여름에 강한 ‘사자군단’의 일원인 3루수 이원석(32)과 외야수 구자욱(25)도 대표팀에서 볼 수 없는 아쉬운 얼굴이다. 이원석은 엔트리 발표 전 61경기에 나가 타율 0.298에 그쳤지만 발표 이후 37경기에서 타율 0.343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던 구자욱은 6월11일까지 38경기에서 타율 0.320 1홈런 20타점을 올렸지만 그 이후 38경기에서 타율 0.323 6홈런 30타점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한편 대표팀 엔트리는 부상 선수 발생 시 예비 명단에서 대체 선수를 선발할 수 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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