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대그룹 15명 방북 승인
3일 정몽헌 前회장 추모식 참석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에 간다.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북측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통일부는 1일 “정부는 3일 고 정몽헌 회장 15주기 추모 행사를 위한 현정은 회장 등 현대그룹의 금강산 방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방북 인원은 현 회장과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 등 15명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연례적 추모 행사로서 인도적 차원에서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회장 추모식은 3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2003년 8월 정 전 회장 별세 이후 매년 금강산 지역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을 열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된 2016년부터는 행사를 열지 못했다.
현 회장의 방북은 근 4년 만이다.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의 요청으로 2014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게 마지막이었다.
현 회장이 금강산을 찾는 건 2014년 11월 금강산 관광 16주년 기념 행사 참석 뒤 처음이다.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 때문에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뒤 현 회장이 남편인 정 전 회장의 금강산 추모식에 참석한 건 2009년과 2013년, 2014년 등 3차례였다.
현 회장이 방북하면 북측과 자연스럽게 금강산 관광 문제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 전 회장 추모식에는 북측 관계자들도 참석해 왔고,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주(主)사업자이자 개성공단 개발 사업자다.
북한은 전날 노동신문을 통해 이례적으로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남측에 요구했다. 현 회장은 2013년 정 전 회장 추모식에 참석했다가 당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듣기도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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