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X 몸매 이쁘네, 엉덩이도 크네!” 입에 담기도 힘든 희롱 장기간 발생
‘학생부 불이익’ 등 은폐 의혹도

“여자는 애 낳는 기계다.”
과거 계급사회에나 가능할 법한 언어폭력과 성희롱이 광주의 한 여고에서 장기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학생부 입력에 불이익을 준다’ 등의 협박성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전문 상담교사와 업무당당자, 광주남부경찰서 여경 등 25명을 투입해 전체 학생 860여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개별 면담을 가진 결과 11명의 교사로부터 180여명의 학생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유형은 크게 3가지다. 신체적 접촉과 언어적 희롱, 언어폭력 등이다. 일부 교사들은 “너는 내 이상형이다”하며 어깨동무를 하는가 하면 등을 쓰다듬으며 속옷 끈을 만지거나 허리와 엉덩이를 툭툭 치고 만지기는 희롱을 일삼았다.
또 “몸매가 그게 뭐냐? 다 망가졌다” “(큰 귀걸이를 했을 때) 술집에서 일하는 여자 같다” “뚱뚱한 여자가 치마 입으면 역겹다” 는 등 언어적으로 희롱했다.
심지어 “돼지 같은 X” “야! 이 미친X아” “설거지나 하고 살아라” 등 교사로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언어폭력을 어린 제자들에게 가했다.
특히 시의회와 피해 학생, 학부모 등에 따르면 일부 학생들이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해당 교사들은 학생부 입력에 불이익을 준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보다 못한 이 학교 학부모와 학생회 간부들이 지난달 18일 ‘우리를 지켜주세요. 교장선생님’이라는 내용의 건의사항을 학교장에게 접수했다. 이어 같은 달 23일 학교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25일 시교육청과 경찰에 신고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이 학교는 조기방학을 실시해 교원과 학생들을 분리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고 심리상담에 들어갔다. 전체 교사 57명 중 11명이 수사대상에 오르고 이에 감사결과에 따라 교사들의 무더기 징계가 이뤄질 경우 앞으로 교육과정 운영에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강사 및 기간제 교사를 채용할 방침이다.
시 교육청은 이번 전수 결과를 토대로 감사에 들어가 학생 면담 기록 등을 분석 중이다.
광주 남부경찰서도 이날 시교육청에서 수사의뢰가 들어오면 해당 학교에 대한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으로부터 학생 대상 전수조사 자료 등을 전달받으면 이를 토대로 성 비위 혐의 교사들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다.
학교측은 오는 9일 재단 이사회도 열어 성 비위 교사들에 대한 직위해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광주시의회 이경호 의원은 “이번 사건은 교사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시교육청은 철저하게 조사해 교장 및 가해 교사들에 대한 징계와 수업배제 조치를 내리고 학생들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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