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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무역전쟁 주도권 잡아라” 미국, 물밑 협상∙추가 관세 ‘투트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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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무역전쟁 주도권 잡아라” 미국, 물밑 협상∙추가 관세 ‘투트랙 전략’

입력
2018.08.01 14:26
수정
2018.08.01 21:03
6면
0 0

블룸버그통신∙WSJ 등

“비둘기파 므누신 재무장관

중국 류허 부총리와 조용한 논의”

매파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추가로 2000억달러 수입품에도

관세율 10%서 25%로 상향 추진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모습. EPA 연합뉴스

미국이 무역전쟁을 치르는 중국과 물밑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보복 관세를 더욱 강화하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중국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양면 전략을 가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물밑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구체적 일정이나 의제, 형식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무역전쟁을 막기 위해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원칙적인 입장에서는 미중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양측이 물밑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아주 초기 단계”라고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주 CNBC 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논의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므누신 장관과 류 부총리는 지난 5월 베이징(北京)과 워싱턴을 오가며 수 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해 무역전쟁이 본격화했다.

미국은 이처럼 물밑 대화를 시도하면서도 추가 관세 부과 카드로 중국을 계속 몰아붙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세율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160억달러 규모의 다른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도 검토 기간이 끝나 시행이 임박한 상태다.

미국은 추가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도 진행하고 있는데,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25%로 올리는 방안을 지시했다”며 “USTR이 며칠 내에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WSJ은 이와 관련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율을 25%로 올리도록 촉구하고 있다”면서도 “백악관은 8월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관세를 부과할 2,000억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의견 청취는 8월 20~23일 공청회를 거친 뒤 30일에 끝난다.

이에 대해 중국은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압박과 엄포는 소용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수위를 높이는 행동을 하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해 스스로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중국과의 협상 타진과 관세율 인상안이 동시에 나온 것은 트럼프 정부 내부의 대중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힘겨루기와 무관하지 않다. 므누신 장관과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이끄는 비둘기파는 막대한 관세 대신 다른 해결책을 찾고 있는 데 반해 매파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중국이 고율 관세로 쓴맛을 봐야만 미국에 양보할 것이란 입장이다. 므누신 장관이 중국과의 협상을 모색하고 있지만, 강경파들의 압박 드라이브로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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