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도둑이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있는 한 수족관에서 전시 중인 1.5피트(약 46㎝) 크기의 살아 있는 상어를 훔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둑은 상어를 유모차에 담아 놓고 아기라고 우기며 현장을 빠져나갔다.
7월 31일(현지시간) 지역방송 KSAT과 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8일 저녁 남성 2명과 여성 1명으로 구성된 3인조 도둑이 샌안토니오수족관의 열려 있는 관객 체험형 수조에 접근해, 수조 안에 있던 ‘헬런’이라는 이름의 뿔괭이상어(혼샤크ㆍhorn shark) 1마리를 꺼냈다. 세 명 중 한 명은 꼬리를 들고 나머지 2명은 상어를 보자기에 감싸 들고 나간 후, 표백제가 든 양동이에 상어를 집어넣고 이를 다시 유모차에 실어 끌고 나갔다.
이 이상한 행동을 목격한 한 직원이 수족관 관리자에게 알렸고, 관리자는 상어를 도둑 맞았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족관이 있는 리언밸리의 조지프 샐바지오 경찰서장은 “신고를 받은 후 처음에는 장난전화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누군가가 실제로 수족관 안으로 들어가 상어를 훔쳤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수족관 관리자 제니 스펠먼은 KSAT방송에 “상어를 누군가 들고 나갔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서둘러 주차장으로 갔지만 한 명이 자기 아들이 아프다며 다급히 트럭을 몰고 도망쳐 나갔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용의자 2명을 체포한 상태이며, 30일 오전 용의자 중 1명의 자백으로 상어가 있는 장소를 확인한 후 이날 저녁 상어를 수족관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밝혔다. 샌안토니오수족관은 “헬렌 씨가 돌아왔다“라며 자축하는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당초에는 상어가 생소한 환경에서 사망하거나 생명의 위기에 몰렸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용의자가 상어를 담아 놓은 900갤런(약 3,400리터)짜리 수조에는 상어를 위한 환경이 완비돼 있었다. 샐바지오 서장은 “상어는 멀쩡한 상태였다”라며 “집에 여러 해양생물과 이들을 위한 수조가 있는 것으로 보아 범인이 상어에 대해 잘 알고 훔쳐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아직 범인의 신원이나 정확한 범행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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