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일부 지역 고점 대비 반 토막
포항 북구, 창원 중심부 낙폭 커
경기침체ㆍ과잉공급ㆍ지진 여파
미분양 아파트 많아 회복 난망
경북 포항 구미시와 경남 창원시 영남 3대 공업도시 집값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이들 지역 집값은 바닥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수요를 무시한 과잉공급과 투기세력이 가세, 화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영남지역 주요 도시 아파트매매가는 대구가 반등세로 돌아선 반면 포항시와 구미시, 경남 창원시 등 영남 3개 공업도시는 급락세다.
2015년 12월을 100으로 한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지진이 난 포항시 북구가 88.6으로, 전월보다 1.0%, 전년 동월대비 5.0%나 하락했다.
경남 창원시(88.4)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0%, 한 달 전보다도 1.21%나 하락했다. 창원의 중심지역인 성산구는 1년 전보다 10.82%나 하락한 83.1에 불과했다.
영남 주요도시 아파트매매가격동향
※자료 : KB국민은행
특히 구미(89.3)는 옥계지구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3년 전에 비해 반 토막이 난 곳도 수두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미시 옥계동 H아파트 전용 85㎡ 매매가는 2억3,000만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3년 만에 5,000만원 정도 빠졌다. 산동면 확장단지에 입주를 앞둔 아파트도 1년 전 수천만원씩 붙어 있던 프리미엄이 없거나 많아야 500만원에 불과하다. 그 동안 납입한 중도금 등을 고려하면 마이너스나 마찬가지다. 입주 15년 이상 된 노후 소형아파트는 더 심각하다. D아파트 전용 59㎡형은 3~4년 전 1억 이상 거래됐지만 지금은 5,000만~6,000만원 선으로 반 토막이 났다.
반면 지난해 8.2대책 후 주춤하던 대구지역 아파트값은 수성구를 중심으로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수성구 지역 아파트매매가 지수는 99.0으로 1년 전보다 2.88%나 올랐다. 정부의 2022학년도 대입전형안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최근 들어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게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이는 정부의 투기억제책과 함께 수요를 무시한 묻지마 식 공급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 6만2,050가구 중 경남이 1만4,809가구로 가장 많고, 충남 9,494가구, 경북 8,419가구로 경남과 경북이 1, 3위를 차지했다.
특히 경남 제1의 도시 창원은 6,874가구로 경남 전체 미분양주택의 절반 가까이 된다. 포항도 1,964가구, 인구가 늘고 있다는 구미시도 1,104가구에 이른다.
구미시는 8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 기초지자체 중 수출이 가장 많은 도시였다. 하지만 지금은 딴판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생산규모를 축소하거나 사업부를 수도권과 해외로 이전하는 데 따른 주택수요 감소로 집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옥계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국미국가산업단지 4, 5단지 주변에 최근 몇 년간 1만 가구 이상 엄청난 물량이 공급됐지만 LG 엘시디에 이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도 옮겨간다는 말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실종상태”라며 “일부 신규단지는 미분양을 우려, 임대로 전환하곤 하지만 5공단 산업용지 분양률이 20%에 불과한 등 신규수요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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