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통령 “미국 제재 위협에 물러서지 않아”
에르도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위협에도 터키법원이 미국인 목사를 풀어주기를 거부했다.
터키 남서부 이즈미르법원은 31일(현지시간)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가택연금과 출국금지명령 해제 요구를 기각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브런슨 목사는 2016년 10월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죄로 이즈미르에서 투옥됐으며 지난달 25일 약 1년 9개월만에 법원의 가택연금 결정으로 구치소에서는 풀려났다. 브런슨 목사는 ‘펫훌라흐 귈렌주의 테러조직(FETO)’과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돕고 간첩 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나 본인은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FETO는 터키 정부가 쿠데타 기도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귈렌의 추종자를 가리킨다.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브런슨 목사는 최장 35년형에 이르는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의 브런슨 목사는 1993년 터키에 입국했으며 2010년 이즈미르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브런슨 목사 사건은 터키의 러시아제 무기 도입 강행과 함께 최근 미국과 터키 양국의 갈등 현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는 터키에 브런슨 목사 석방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미 동부 시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브런슨 목사의 장기간 억류에 대해 터키에 대규모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터키를 위협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에 "물러서지 않겠다"고 응수했다. 미국 등 서방언론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 등을 근거로 그가 브런슨 목사를 정치적 '인질' 또는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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