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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에 무한책임 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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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에 무한책임 져야”

입력
2018.08.01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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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 쟁탈전하는 야당 아냐 

 당이 혁신성장 막는 금융권 깨야 

 87석의 여당으로 성공했던 

 DJ 정부의 비결 활용해야 

 당 지지율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이재명 언제까지 덮어줄 건가”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진표 의원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경제문제에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홍인기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진표 의원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경제문제에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홍인기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진표(71) 의원은 3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위기’와 ‘개혁’을 말할 때 유독 목소리가 높아졌다. 경제를 살려내지 못하면 민주당도 대한민국도 몰락의 길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최악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더 늦지 않게 당과 정부를 개혁해야 한다는 소신도 선명했다. 결국 추진력을 갖춘 경제전문가 ‘김진표’가 당 대표가 돼 집권 1년이 지나도록 야당 체질을 벗지 못하는 민주당을 “국민이 먹고 사는 경제문제에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으로 바꿔내겠다”는 거다.

김 의원은 당권 경쟁자인 이해찬 의원이 제기한 ‘20년 집권론’과 관련해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며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1년 9개월 이후에는 심판을 받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송영길 의원의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는 “젊다는 건 생각이, 귀가 얼마나 열려있냐가 기준”이라며 “혁신은 의지로 하는 것이지 나이로 하는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내세웠던 슬로건인 ‘유능한 경제정당’을 다시 꺼냈다.

“민주당은 지금 운동권 체질을 가지고 정권을 쟁취하기 위해 싸워야 하는 야당이 아니다.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해 무한책임을 져야 할 여당이고, 이미 여당이 된 지 1년이 지났다. 위기가 예견되고 있는데, 당은 언제까지 뒷짐지고 앉아서 낡은 얘기만 반복하고 있을 거냐. 문재인 대통령도 걱정하는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게 누군가. 바로 기득권을 대표하는 금융권이다. 금융개혁을 하라고 로드맵을 만들어 놨는데 안 움직인다. 당이 주도해 이걸 깨야 한다.”

-당이 혁신성장을 주도해 가야 한다는 뜻인가.

“당이 주도해서 당ㆍ청이 일체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관료들에게 끌려 다니게 된다. 특히 청와대는 현장의 목소리를, 디테일을 알기 힘들다. 당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관료들은 기득권을 옹호하고, 개혁은 실종된다. 김대중 정부가 87석의 여당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활용해야 한다.”

김 의원은 “2020년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100% 경제총선이 될 것”이라며 “경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 총선 승리도, 민주당의 정권재창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경제가 중요하지만 경제가 전부는 아닐 텐데.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를 바꿨지만 사회를 바꾸지는 못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핵심인 하부구조 경제의 틀을 바꾸는 데 실패한 탓이다. 경제를 주도하는 세력이 바뀌지 않으니까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로 계속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창의와 융합의 정신으로 무장한 중소벤처 창업자들을 진보정권, 민주정부의 핵심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해철 의원 등 친문 핵심그룹의 지원을 받는다. 패권주의로 흐르지 않겠나.

“공천이 사천이 되지 않게 하면 지금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 과거 공천을 보면 시행세칙으로 특정 후보에 유ㆍ불리한 상황을 만들면서 당의 분열을 자초했다. 최재성 의원이 제시한 ‘공천혁신방안’을 이어받아 내년 4월 전에 공천과 관련한 모든 세부 규정을 특별당규로 만들어 선거 때까지 손대지 못하도록 하겠다. 정당혁신본부와 경제혁신본부를 만들어 소속 의원과 당원 모두가 전문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

김 의원은 최근 여배우와 스캔들에 이어 조폭 유착 의혹까지 제기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을 요구해 이슈의 중심에 섰지만, 당내에서는 ‘분열의 정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당에 더 부담을 주지 않도록 선당후사의 결단을 내리는 것이 고위공직자의 자세 아니겠냐”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지사 탈당 요구가 이해찬 의원을 겨냥한 공세라는 지적도 있다.

“그렇게 연결하는 것이 정치공학적 계산이다. 당 지지율이 지방선거 이후에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는 게 큰 이유겠지만, 이 지사 도덕성 문제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내가 만나는 당원들은 차기 대권 주자라고 언제까지 덮어주고 보호할 거냐고 한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김진표는

1947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나 경기 수원에서 자랐다. 서울대 법대에 진학해 197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정통 경제관료의 길을 걸었다. 김영삼 정부 당시 금융실명제ㆍ부동산실명제 개혁의 실무를 총괄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재벌ㆍ금융개혁을 이끌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ㆍ교육부총리를 잇따라 맡는 등 중용됐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내리 4선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 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 5년간 국정 로드맵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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