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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영국 원전 우선협상권 잃었지만… 영국 정부 “안정적 수익률 보장” 협상 새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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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영국 원전 우선협상권 잃었지만… 영국 정부 “안정적 수익률 보장” 협상 새국면

입력
2018.07.31 17:12
수정
2018.08.01 00: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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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도시바, 다른 사업자도 고려”

일각선 “정부 탈원전 정책이 영향”

한국전력공사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인수 조건을 둘러싼 우리 정부와 영국 정부 간 협상이 새 국면을 맞았다. 협상이 길어지면서 원전 매각을 추진하는 도시바가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지했지만, 영국 정부가 한전에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한전의 인수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문신학 원전산업정책관이 영국 정부와의 무어사이드 원전 협상을 위해 지난 29일 출국했다 31일 귀국했다.

무어사이드 원전은 당초 한전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원전을 지은 뒤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영국 정부에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의 사업이었다. 원전 건설에만 10년이 걸리며 완공 후 35년간 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수익을 내야 하지만, 초기 비용 부담을 모두 한전이 지는 데다 수익 회수 기간이 길어서 영국 정부가 충분한 전력 구매단가를 보장하지 않을 경우 한전이 수익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영국 정부는 이번에 우리 협상단에 영국 정부가 사업자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고 사업자 재원 조달에도 정부 지원이 가능하게 하는 사업 모델(일명 RAB)을 새로 제시했다. 산업부는 기존 사업 모델보다 RAB가 유리할 걸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RAB 모델 적용에 따른 수익성과 리스크를 분석하기 위한 ‘공동 타당성 연구’를 추진하기로 하고 향후 2,3개월 안에 공동 연구를 마치기로 했다. 산업부는 “공동 연구 결과가 긍정적이면 한전이 사업 참여를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영국 정부의 수익성 보장과 관련한 모호한 태도로 협상이 길어지자 도시바가 한전 외 다른 사업자를 고려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도시바는 한전이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인 누젠(NuGen) 인수에 우선협상권을 더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파이낼셜타임스는 도시바가 한전은 물론, 다른 잠재적 구매자와도 협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전과 도시바는 당초 올해 6월까지를 우선협상 기간으로 합의했는데 최근 이를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탈 원전 정책이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으로서는 장기적으로 원전을 줄여 나가려는 한국 정부의 정책 기조로 인해 사업을 맡길 만큼의 신뢰도를 담보할 수 없어 다른 협상자를 찾아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매각 협상 지연과 탈 원전 정책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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